<윤동주 달을 쏘다>
일시 : 2017.03.21. ~ 2017.04.02.
장소 : 예술의 전당 CJ 토월극장
극본, 작사 : 한아름
작곡, 편곡 : 오상준
연출 : 권호성
출연 : 박영수, 온주완 (윤동주) / 하선진, 송문선 (이선화) / 김도빈(송몽규), 조풍래(강처중), 김용한(정병욱)
제작 : (재)서울예술단
서울예술단의 <윤동주 달을 쏘다>는...
말을 잃게 만드는 작품이다.
제목만 들어도 이미 가슴이 무너지고,
울지 말아야지 다짐하면서도 매번 눈물을 줄줄 흘리게 만든다.
이 작품엔 9편의 윤동주 시가 나오지만
단 한 편도 넘버의 가사로 사용되지 않았다.
그 이유에 대해 작곡자 오상준은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윤동주의 시 안에 음악적 선율이 내포돼 있어 시는 독백과 낭독으로 표현하고 음악은 시의 감성과 비슷하게 표현했다"라고.
그의 말에 100% 공감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작품이 내가 아는 지금까지 서정적이라고 생각한 윤동주의 시가
얼마나 처절하고 가슴 아픈 시인지 처음 알게 됐다.
이 작품은...
감상을 말하는것 조차 부끄럽게 한다.
박영수, 김도빈, 조풍래.
박영수가 서울예술단을 떠나면서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세 배우의 조합은,
역시나 아름다웠고 든든했다.
배우들도 나도 인물에 동화돼
순간순간 치고 올라오는 감정들로 아팠고, 슬펐고, 힘들었지만
이 모든 것들이 다 좋았다.
올 해로 네 번째 무대가 오른 박영수는 대체불가 윤동주였고
이 엄청난 작품에 뛰어든 온주완 역시 진심과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감동적이었다.
쉽게 할 수 없는 작품이고,
쉽게 할 수 없는 인물인데
두 배우 모두에게 진심어린 박수를 보낸다.
솔직히 말하면,
뮤지컬이라고는 고작 <뉴시스> 한 작품을 했을 뿐인데
온주완이라는 TV 배우가 이 어려운 작품을 할 수 있을까 의심했었다.
그런데 디테일까지 깨알같이 적어논 그의 대본을 보고 깜짝 놀랐고
실제 그의 무대를 보고 그의 진심을 단정하게 인정했다.
욕심으로 나선 작품은 아니라는걸... 알았다.
이 작품을 수락하고, 연습을 하면서
폭풍같이 휘몰아치는 감정들과 마주했을 온주완을 생각하니 뭉클하다.
서울예술단을 나가는 박영수도,
객원배우로 처음 참여한 온주완도 이 작품에서 자유로울 순 없을 것 같다.
그래서 다음 시즌에도 이 두 배우를 볼 수 있을거라는 기대.
개인적인 바람이지만 꼭 그래주면 좋겠다.
<윤동주 달을 쏘다>
잊혀지지도,
보내지지도 않는 작품.
꼭 견텨야 한다.
제발 견뎌 주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