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13. 1. 11. 10:49

<황태자 루돌프>

부제 : 세계를 뒤흔든 위험한 사랑

일시 : 2012.11.09. ~ 2013.01.27.

장소 : 충무아트홀 대극장

작곡 : 프랭크 와일드 혼

연출 : 로버트 요한슨

음악감독 : 천정훈

제작 : EMK뮤지컬컴퍼니

출연 : 안재욱, 임태경, 박은태 (황태자 루돌프)

        옥주현, 최유하, 김보경 (마리 베체라)

        민영기, 조휘 (타페 수상)

        박철호, 류창우 (프란츠 요제프 황제)

        신영숙, 한지연 (라리쉬 백작부인)

        오진영 (스테파니 황태자비) 외

 

또 다시 봤다.

뮤지컬 <황태자 루돌프>를...

11월엔 뮤지컬 배우 류정한 카페에서 <맨 오브 라만차>로 샤롯데를 전석 단관을 성공시키더니 이번에는 임태경 카페에서 충무아트홀 전석 단관을 진행했다.

(어찌됐든 대극장 전관 대관 행사는 대단한 일이고 이례적인 일이다. 아무나 함부러 할 수 없는...)

류정한과 임태경은 뮤지컬 배우로서 평생에 남을 기억을 만든 셈이다.

대단하다는 평가에는 누구라도 이견을 달긴 도저히 힘들다.

(사실 엄청 대단한 일이기도 하고...)

배우들에게...

온통 내 편이라고 생각되는 사람들 앞에서 공연을 할 수 있다는 건

(실제로 100% 내 편은 아닐테지만)

확실히 쉽게 오지 않는 선택된 기회이자 오랫동안 꿈꿨던 로망의 실현이라고 하겠다.

이날 뮤지컬 배우 임태경은 무대위에서 이 모든 것들을 누리며 정말 편안하고 평온했다.

비록 최상의 컨디션을 보인 건 아니지만

자신의 느끼는 평온과 기쁨이 어떤 장면에서는 최상의 효과를 내기도 했다.

Something More는 정말 막 사랑에 빠진 사람의 설레임이 느껴졌고

The Tra-La-La Ice Skating Song은 경쾌하고 사랑스러웠다.

(이 장면은 늘상 볼때마다 좀 조마조마했는데...)

배우 임태경의 행복감이 인물 루돌프의 비애와 좌절에 스며드는 건 아닐까 걱정스러웠는데

솔로곡 "How will I know?"와 "An Ordinary Man", "The Measure of A Man" 도 감정 표현 참 좋았다.

개인적으로 이 작품에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넘버 "The Steps of Tomorrow"

팬들의 열화와 같은 환호성으로 좀 오버되는 경향이 있긴 했지만

(그 감정을 임태경도 결국은 따라가더라. 하긴 그 환호를 무시하고 루돌프로만 무대에 서있긴 힘든 상황이었다)
지금까지 들었던 것 중에 제일 좋았다.

계획된 이벤트가 만들어낸 의외의 성과 ^^

마지막 곡 "I Was Born To Love You"의 간절하고 애절함도 압권이었다.

암튼, 충만한 행복감 속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표현을 할 수 있었으니 다행이다.

(그에게도, 그의 숱한 팬들에게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 이상한 건,

김보경 마리와 임태경 루돌프는 묘하게 발란스가 살짝씩 어긋난다는 거다.

김보경 마리는 루돌프보다 오히려 타페 수상이나 황태자비와의 듀엣곡이 훨씬 더 발란스가 좋다.

특히 조휘와의 듀엣은 비슷한 톤의 팽팽함이 느껴진다.

황태자비와의 듀엣은 메인이 아닌 서포트의 느낌인데 나는 그게 개인적으로 참 좋다.

(마치 은근한 힘의 원리가 지배하는 느낌이랄까?)

 

2막 첫곡 "The Master of The Strings"에서 조휘의 표정 연기는 정말이지 압권이었다.

(그래선지 이 부분에선 임태경의 어색한 표정이 자꾸 눈에 밟힌다.)

노래만 조금 더 강했었으면 정말 더 좋았을텐데...

신영숙과 더블을 하게 되는 배우는 그 부담감이 참 막막하겠다.

한지연 라리쉬백작은 그동안 신영숙에게 익숙한 관객들에겐 낮설고 어색한 경험이었으리라.

확실히 신영숙이라는 배우는 더블 배우에겐 트라우마 같은 존재다.

그것도 처음부터 함께 한 게 아니라 이렇게 중간에 투입되는 배우에겐 더욱 더.

(<레베카>에서의 신영숙의 덴버스는 정말 기대를 안 할래야 안 할 수가 없다)

배우 한지연은 <몬테크리스토>에서 정말 인상깊게 봤던 배우였는데

신영숙 덕에 존재감이 조금 떨어져버리고 말았다.

조휘와의 "Fear And Desire"도 많이 약하게 들리는데 민영기와의 듀엣은 좀 걱정스럽다.

(제발 민영기가 발란스를 맞춰주길...)

그래도 "The Steps of Tomorrow" 뒤의 노래는 한지연 라라쉬가 좋았다.

신영숙 라리쉬는 두돌프가 그야말로 피땀흘려 만들어놓 맹활약(?)을

잠시 잊게 만들 만큼 강력할 때가 있어서...

 

본다 안본다 하면서 이 작품을 네 번이나 봤다.

박은태 한 번에 어쩌다보니 임태경은 세 번씩이나...

박은태의 출연횟수가 현저하게 줄어든 건 씁쓸한 일이고

임태경의 거짓말같은 반전은 일종의 수확이였다.

어쨌든 마지막 기억이 나쁘지 않아 다행이다.

뮤지컬 배우로서 임태경의 다음을 지켜볼 수 있게 된 것 역시도 참 다행이고...

이로써 <황태자 루돌프>는 개인적으로 그 장대한 막을 내리련다!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