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16. 9. 26. 09:25

 

<Gone Tomorrow>

 

일시 : 2016.09.13. ~ 2016.10.23.

장소 :광림아트센터 BBCH홀

원작 : 오태석 "도라지"

각색, 연출 : 이지나

작곡 : 최종윤 / 편곡, 음악슈퍼바이저 : 김성수

음악감독 : 이정현

안무 : 심새인

출연 : 강필석, 임병근, 이동하 (김옥균) / 김재범, 김무열, 이율 (홍종우) / 김민종, 조순창, 박영수 (고종)

        김법래, 임별 (이완 총리) / 김수로, 강성진 (와다), 이시후(종윤) 외

제작 : 아시아브릿지컨텐츠(주), PAGE 1

 

김수로 프로젝트 19번재 작품 <곤 투머로우>

확실히 이지나 작품 답다.

새롭기도 하고 역시나 그녀가 연출했던 과거의 작품들이 줄줄히 떠오르기도 한다.

내가 생각하는 이지나 연출의 가장 큰 강점은,

배우를 선별하는 능력이다.

사단까지는 아니지만 편애하는(?) 배우들이 확실하고

그 편애하는 배우들을 작품의 적재적소 배역에 잘 배치한다.

특히 이 작품의 경우,

이지나 편애배우와 김수로 프로젝트 배우진이 별 차이가 없어 고민은 전혀 없었겠다 싶다.

실제로 김민종과 김무열을 제외하면 출연 배우에 대한 걱정은 내려놔도 될 정도다.

 

작품은,

일단은 잘 만들었다.

느와르 판타지 역사극이라는 정체불명의 장르까지는 모르겠고,

영화적인 기법을 나름대로 무대 위로 잘 구현시켰다.

특히 영상과 조명, 배우 액팅이 매우 인상적이다.

1막에서 민요 "도라지"의 편곡과, 

(영상은 좀...)

2막에 액션 장면을 슬로우 모션 효과는 압권이다.

지금까지 내가 무대에서 본 액션중 가장 버라이어티하고 역동적이었다.

홍종구를 맡은 배우와 앙상블이 정확하게 움직이지 않으면 부상으로 이어질것 같아 걱정스럽더라.

이날 홍종구 이율은 그야말로 열일했다.

후반부로 갈수록 나 역시도 홍종구의 감정에 몰입이 돼 너무 비참하고 가슴아팠다.

"그 나라는 결코 갈 수 없는 나라입니까?"

홍종구의 대사는 지금 우리에게도 꼭 필요한 질문이자 절규라서 더 그랬다.

김옥균의 대사 역시도...

"그 나라에 가는 사람이 내가 아니면 어떤가! 자네가 아니면 또 어떤가!"

 

갈 수 없는 나라를 꿈꾸는 사람들.

내가 아니라도 다음 사람들이 갈 수 있게 자신의 삶을 기꺼이 내놓는 사람들.

이지나 연출은,

이 작품을 통해 나라가 불행하면 인간이 얼마나 희생당할 수 있는가에 대해 말하고 싶었단다.

"행동"하는 지식인이라는 명제.

참 버겁고 막막하다.

지식인이 되는 것도 힘든데 행동하는 지식인이라니...

그런데 그 나라에 가는 사람이 ... 과연 있기는 할까?

갈 수 없는(gone) 나라(tomorrow).

그게 내 심장을 움켜쥔다.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