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13. 6. 14. 08:56

<Jesus Christ Superstar>

일시 : 2013.04. 26. ~ 2013.06.08.

장소 : 샤롯데씨어터

작사 : 팀 라이스

작곡 : 앤드류 로이드 웨버

연출 : 이지나

음악슈퍼바이저, 편곡 : 정재일

출연 : 마이클리, 박은태 (지저스) / 윤도현, 김신의, 한지상 (유다)

        정선아, 장은아 (마리아) / 김태한, 지현준 (빌라도)

        조권, 김동현 (헤롯)

제작 : 롯데엔터테인먼트, (주)설앤컴퍼니, RUG, CJE&M

 

마이클리와 윤도현 유다.

개인적으로 정말 바랐던 캐스팅이라 또 다시 평일 저녁에 샤롯데를 찾았다.

그리고 드디어 마이클리와 세 명의 유다 모두의 조합을 눈으로, 귀로, 가슴으로 다 확인하고 각인했다.

이렇게 <JCS>는 또 다시 내게 개인사로 남겨지려는 모양이다.

이제 4회 밖에 남지 않았다는 걸 부인하고 싶을만큼 나는 이 작품과 깊고 깊은 사랑에 빠졌다.

아마도 나는 베드로가 되려나보다.

아니면 유다나 마리아가 됐는지도.

이런 사랑!

과연 다시 할 수 있을까?

이 맘을 어찌 할까...

I don't know how to love him!

사랑뿐만 아니라

이 작품을 보내야 하는 것도 어찌 해야 할지 정말 모르겠다.

 

윤도현, 한지상, 김신의.

세 명의 유다!

하나의 배역을 어쩌면 그렇게 모두 다 다르게, 그들만의 방식으로 해석하고 표현했을까?

신기한 건,

나는 이 세 명의 유다 모두에게 이해됐고 공감됐다는 사실이다.

한지상 유다는 깊고 치열했으며

오래 생각한 후 결정을 내리는 지략가 같았다.

(한지상은 이 작품을 통해서 확실히 날아 올랐다. 내 이럴 줄 알았지!)

김신의 유다는 반항아적인 날 것의 느낌 그대로였고.

윤도현은 확고하고 강건한 혁명가같은 유다였다.

그래선지 윤도현 유다와 마이클리 예수의 "최후의 만찬(The last supper)"이 가장 강렬하다.

실제로 여기저기 불꽃이 튀는 것처럼 팽팽한 긴장감이 가득하다.

거칠게 내지르는 윤도현과 찌를 듯이 맞받아치는 마이클리의 샤우팅이

공중에서 최후의 결전을 벌이는 느낌이다.

마이클리의 체구가 작아서 이 장면에서 윤도현 유다에게 밀리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기우에 불과했다.

역시 세다, 둘 다!

윤도현은 목상태가 좋아 보이지 않았는데 오히려 그게 이 장면에서는 플러스 효과를 낸다.

예수를 향한 유다의 분노와 절망이 갈라지는 목소리 속에 그대로 드러난다.

역시 "최후의 만찬"은 세 명의 유다 중 단연코 윤도현 유다가 압권이다.

("superstar"는 역시 한지상 유다 ^^)

 

솔직히 뭔가에 대한 호불호를 말하기엔

이 작품은 나를 완벽하게 붙잡았다.

심지어 가야바와 안나스까지도 이젠 익숙해져서 고마울 정도다.

"simon fealotes"은 한 번도 만족해보지 않았지만

지금은 그것도 인정하고 받아들었다.

눈과 마음에 뭐가 씌웠다는 표현이 아마도 딱 맞을 것 같다.

그리고 마이클리의 커튼콜.

거대란 대포 조명을 등지고 한걸음 한걸음 걸어나오는 그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저절로 마음이 뭉클해진다.

처키(?)같은 분장을 빠르게 지우고 젖은 머리로 나타나는 예수의 모습은,

마치 예언된 "부활의 기적"처럼 느껴진다.

두 팔을 활짝 벌려 함께 공연한 배우들을 맞이하는 모습도 감동적이다.

그의 표정, 웃음, 해사하고 맑은 얼굴.

작품 속에, 인물 속에 온전히 빠져있는 사람의 모습은 이렇게 아름다운 거구나...

성스러움이 느껴지는 모습이었다.

자신의 모든 것을 다 바쳐 몰입할 수 있다는 거.

진심으로 마이클리가 부럽다.

처음으로 그에게서 불같은 질투를 느꼈다.

(마이클리! 당신은 정말로 다 이뤘다...)

 

한지상의 바람이 아니더라도 나 역시도 간절히 바란다.

1년 뒤 이 작품을 다시 볼 수 있기를!

정재일과 이지나를 포함한 이들 모두를 꼭 다시 볼 수 았기를!

아! 나는...

과연 이 작품을 떠나보낼 수 있을까?

이렇게까지 날 무력하고 힘들게 한 작품은 결코 없었는데...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