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15. 6. 19. 07:51

 

<Jesus Christ Superstar>

 

일시 : 2015.06.07. ~ 2015.09.13.

장소 : 샤롯데씨어터

작사 : 팀 라이스

작곡 : 앤드류 로이드 웨버

안무 : 서병구

음악감독 : 김성수

음악슈퍼바이저, 편곡 : 정재일

연출, 한국어 가사 : 이지나

출연 : 마이클리, 박은태 (지저스)

        한지상, 윤형렬, 최재림 (유다)

        이영미, 장은아, 함연지 (마리아)

        김태한, 지현준 (빌라도)

        김영주 (헤롯), 최병광 (가야바), 지혜근 (안나스)

        심정완 (베드로), 최종선(시몬)

제작 : 롯데엔터테인먼트, R&D WORKS, RUG

 

박은태와 한지상.

이 두 사람은 현재 대한민국 뮤지컬계에서 가장 핫한 30대 배우다.

원래 이번 시즌은 마이클리를 고정시키고 유다만 번갈아가며 볼 생각이었는데

박은태가 얼마나 달라졌는지 궁금해 급기야 예매를 해버렸다.

마이클리가 미국으로 돌아가면 박은태 혼자 2주 동안 공연할 걸 생각하니 지금부터 안스럽다.

그때는 주말 공연을 지금처럼 4회 다 올린는건 불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Gethsemane"를 하루에 두 번 부르는건,

배우에게 너무 못할 짓을 시키는것 같아서....

그만큼 체력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감정적으로도, 

"지저스"란 역할은 배우를 끝에서 끝까지 몰아치는 역할이다.

쉽게 감당하기 버거운 역할.

 

박은태 지저스는...

눈물과 긍휼함으로 가득한 지저스였다.

마이클리보다 더 인간의 모습에 가까운 지저스.

특히 2막은 온 몸이 고통과 아픔으로 꽉꽉 차있어서 보기가 힘겨울 정도였다.

두 배우의 "Gethsemane"는,

참 많이 다르더라.

마이클리는 보는 사람을 점점 뜨겁게 만들어 결국 폭발시켜버리는 지저스고,

(나도 쓰고 있던 마스크를 중간에 벗어버려야만 했다.)

박은태는 다 보고 난 후 사람을 완벽하게 탈진시키는 지저스다.

그건 마치 누군가의 마지막 유언을 듣는 최후의 1인이 된 것 같은 참담함이었다. 

확실히 <프랑켄슈타인>과 <J&H> 두 작품을 지나온 박은태는

2013년도의 지저스과 비교할때 한층 더 발전했다.

고음뿐만 아니라 간간히 섞인 저음까지도 안정적으로 변했다.

박은태를 떠올리면 그동안은 날카로운 고음의 묘성(猫聲)이 떠올랐는데

이제는 묘성(妙聲)이라고 표현해야 할 것 같다.

 

한지상 유다는...

바지 앞주머니에 손가락을 꽃아 넣은 자태(?)부터 상당히 껄렁하고 양아치스럽더라.

첫곡 "Heaven on their minds"에서 "피흘려 고통받는"이라는 가사를 두 번 반복하는 실수가 있었고

발음도, 느낌도 예전보다 훨씬 더 트롯트적이라 많이 당황스러웠다.

(정말 나훈아의 흥으로 계속 직진하는 건가????)

스포트라이트를 받아야만 직성이 풀리는 초등 유다의 느낌.

꼭 이렇게 말하는것 같더라.

"에수님! 그렇게 마리아만 계속 이뻐하시면 저는 확 엇나가 버릴거예요!~~"

확실히 한지상 유다는...

예수를 배신하고도 남을 놈이더라.

개인적으론 그루브 강한 한지상보단 윤형렬 유다가 훨씬 더 내 성향에 맞는것 같다. 

(그루브가 강해도 너~~~무 강해서... )

 

이영미 마리아는 모성애가 가득해서 흡사 "피에타" 이미지와 중첩됐고

김태한 빌라도는 "Trial & 39 Lashes" 전후가 확연히 달라지더라.

그의 표현을 보고 있으면 빌라도 역시 희생자라는 사실이 명백해진다.

첫공때 나를 정말 깜짝 놀라게 만든 김영주 해롯은

살짝 tone down을 시키기도 했지만

몇 번 봐서 그런지 첫공만큼 혼란스럽진 않았다.

"Simon Zealotes"에서 시몬의 고음이 흔들린걸 빼면

이날 공연도 전체적으로 So good이었다.

정재일의 천재성이 번득이는 편곡은 역시나 들을수록 몸서리치게 좋고

보는 것 만으로도 몸살을 부르는 정재일의 지휘 역시나 심히 알흠다웠다.

 

이건 뭐 피할 방법이 도무지 없다.

중독이 분명하다.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