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14. 10. 24. 08:09

<The Devil>

일시 : 2014.08.22. ~ 2014.11.02.

장소 :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작사 : 이지나, 이지혜

작곡 : Woody pak, 이지혜 

연출 : 이지나

음악감독 : 신은경

출연 : 마이클리, 한지상, 박영수, 이충주 (X)

        송용진, 김재범, 윤형렬 (존파우스트)

        차지연, 장은아 (그레첸)      

제작 : (주)페이지1, (주)알디웍스

 

<The Devil>이 마지막 티켓을 오픈하면서

두 가지 이벤트를 공개했다.

지금껏 존파우스트를 연기했던 윤형렬이 배역을 바꿔 X로 7회 공연하고

마이클리와 한지상이 한 무대에서 X로 나란히 3회 공연을 한단다.

귀가 솔깃한 이벤트였고 두 가지 다 궁금해 예매를 했다.

먼저 확인한 건 두 명의 X가 나오는 특별공연.

역시나 짐작대로 마이클리가 white X를 한지상이 Black X 를 연기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주 괜찮은 시도였고, 아주 열광적인 성공이었다.

X를 한 명이 연기하는 것보다 훨씬 친절해서

처음 본 관객도 난해하게 받아들이지 않았을것 같다.

"제안"을 앞부분은 마이클리가 뒤부분은 한지상이 불렀는데 정말 좋았고

중간에 두 사람의 허밍이 섞이는 부분은 묘한 분위기기 느껴졌다.

살짝 좌절했던건,

White X와 Black X의 노래가 내가 지금껏 생각헸던 것과 좀 달랐다는거.

"그건 누군가"의 후반부에 Black X가 등장할거라 생각했는데 아니었고

"아, 꽃잎 같던"은 white X가 부를거라 생각했는데 Black X 더라.

처음엔 좀 혼란스러웠는데 공연을 보면서 왜 그렇게 햇는지 충분히 이해했다.

그레첸을 차마 바라보지 못하던 White X는

Black X의 "아, 꽃잎 같던"이 끝나자 눈물을 흘리며 "cyrie eleison"을 되뇌였다.

white X의 감정이 내게 그대로 전해서 많이 아팠다.

그리고 그 장면을 보면서

이 작품의 모티브가 된 <파우스트>가 아주 명확하게 떠올랐다.

 

White X, Black X, 존파우스트, 그레첸이 부른 "Deny"는 정말 압권이더라.

네 배우의 음색도 너무 잘 어울렸고

감정도 표현도 네 명 모두 다 좋았다.

특히 무대 양쪽에 두 명의 X가 마주하듯 서있으니 긴장감이 엄청나더라.

시작부터 마지막 엔딩곡과 커틑콜까지,

정말 특별한 시간이었고, 정말 특별한 기억이었다.

파괴자와 구원자, 그 동전의 양면이 

바로 선택이고, 삶이고, 생이고, 빛이고, 꿈이다.

누군가는 그런 말을 하더라.

마치 도화원을 다녀온 느낌이었다고...

이해한다.

나도 정확히 그랬으니까.

 

<The Devil> 특별공연이 이렇게 내게 정점 하나를 찍어주는구나!

그것도 너무 제대로...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