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11. 11. 9. 06:14

난 정말 이 작품이 너무나 좋다.
사랑스럽고, 이쁘고 그리고 애뜻하다.
서글프게 아름답고 눈부시게 따뜻하고
너무 포근하고 깊은 꿈처럼 행복해 영영 그 잠에서 깨고 싶지 않을 만큼 너무 많이 좋고 좋다.
꼭 양지바른 곳에 앉아 천천히 녹는 눈을 혼자서만 독차지하고 대면하는 느낌이다.
그래서 다시 공연이 되면 캐스팅이 누가 됐든간에 어쨌든 꼭 봐야겠다고 내내 생각하고 있었다.
그렇게 내내 기다렸는데 고맙게도 다시,
그것도 겨울을 지나는 시간에 올려진 <The story of my life>
"스옴마" 폐인을 양산할만큼 초연때도 참 많은 호평을 받았던 작품이다.
초연때는 류정한-이창용 페어로 1번, 류정한-이석준 페어로 또 1번,
이렇게 두 번을 봤었다.
올해는 고영빈과 카이가 새로운 토마스로 무대에 서고
이석준과 이창용이 작년에 이어 앨빈역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약간 뒤늦게 합류한 조강현 토마스와 정동화 앨빈까지...
(내가 살짝 기대하고 있는 New face ^^)

고영빈-이석준, 카이-이창용, 조강현-정동화.
주로 이렇게 페어가 나뉘어지는 것 같은데
나는 절묘하게도 고영빈 토마스에 이창용 앨빈으로 봤다.
(초반엔 이런 조합이 좀 있더니 점점 갈수록 크로스 캐스팅이 거의 없다. 카이-이석준을 한번 보고 싶은데...)
개인적으로 초연때 류정한-이창용 페어가 너무 괜찮았었고
그때 받은 이창용 앨빈의 순수하고 깨끗한 느낌이 참 인상적이었다.
한참 대선배와 함께 공연하는거라 긴장도 됐을텐데 앨빈역을 너무 잘해서 무지 이뻤다.
이석준 앨빈은 좀 순화해서 표현하면 어른아이같아서 보면서 좀 민망했다.
노래를 너무 힘겹게 부르는 것도 안스러웠고... 
<레인맨> 이후 한동안 무대에서 볼 수 없었던 고영빈의 컴백작.
미안한 말이긴 하지만 뮤지컬 배우 고영빈에게 노래에 대한 기대치는 그닥 크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영빈 토마스를 챙겨본 건,
연륜과 느낌을 믿었다고나 할까?
그리고 1년여 동안의 떠남이 뭔가 그에게 남긴 게 있을 것이라는 기대.
그런 것들이 이 작품과 참 잘 맞지 않을까 싶었다.

 



고영빈 토마스는 초반엔 조금 조급했다.
특히나 노래를 부를 땐 박자를 살짝 앞서가는 모습도 종종 보였다.
그게 나빴다는 뜻이 아니라 왠지 의욕적으로 보여 신선했다.
개인적으로 고영빈이라는 배우가 이 작품에서 갖는 매력(?)이라면
능숙하고 편안한 노련함보다는 의외의 신선함인 것 같다.
(그래도 언젠가 배우 고영빈에게 오랫 연륜에서 비롯된 노련함을 꼭 보게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
이창용 앨빈은 내가 기대했던 모습을 고스란히 보여줬다.
이 작품에서만큼은 이창용이 선배 고영빈을 이끌고 가는 게 확실히 보인다.
아마도 배우 이창용에게 스옴마는 평생 그의 손가락에 꼽히는 몇 안되는 작품으로 기억되지 않을까?
확실히 초연때보다도 한층 편안하고 여유롭다.
<The Stroy of My Life>라는작품이 한 배우를 멋지게 성장시키는구나 싶어 왠지 흐뭇하고 대견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연때와 어쩐지 좀 다르다고 생각이 들었는데
넘버들 음이 전부 한 음씩 다 낮아져서 그랬던 것 같다.
어쩔 수 없이 류정한 토마스의 역량과 흔적이 느껴진다.
덕분에 배우들은 별로 힙겹지 않게 넘버를 부를 수 있게 되긴 했다.
(그래도 또 다시 보고 싶다. 류정한 토마스를...)

 

<The Stroy of My Life>와 <Thrill me>
젊은 남자 배우들이라면 꼭 하고 싶은 작품.
그리고 개인적으로 내가 참 많이 좋아하고 사랑하는 2인극 두 작품!
너무 좋은 건 올 겨울에는 이 두 작품을 전부 볼 수 있다는 사실이다.
따뜻하고 포근하다.
덕분에 올 겨울엔 버티기가 한결 수월하겠다.
딱 스옴마의 넘버 그대로다.
2011년은 2010년 보다 더, 훨씬 좋았어요...

<1876년>

1876년!
자동차도 없고  라디오나 TV 영화 다 없던 때였죠.
또 지금은 없는 병들도 많은 때였는데
그 때 누가 쓴 이야기를 우린 아직까지 읽어요.
1876년!
화장실도 없었고 또 지금과는 엄청나게 달랐었데요
매일매일 새로운 과학기술이 나와도
그 옛날에 쓰여진 글이 살아있어요.
난 책은 그저 글씨뿐이라고 생각했죠
근데 이 책을 읽을 땐 톰 소여가 보여
한번 나타난 이야기는 사라지지 않아.
긴 세월을 넘어 영원토록 남아있어.
언젠가 이런 얘길 쓰는 게 내 꿈이죠.
1876년 작은 촌에 살던 한 사람이 이 모든 모험을 적었죠.
그 모험들에 숨을 불어넣어줬기 때문에
76년은 75년 보다 더, 훨씬 좋았어요.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