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15. 1. 6. 07:48

<Thrill Me>

 

일시 : 2014.12.10. ~ 2015.03.01.

장소 : DCF대명문화공장 2관 라이프웨이홀

대본, 작사, 작곡 : 스티븐 돌기노프 

연출 : 박지혜

출연 : 강필석, 정동화, 백형훈 (나 ; 네이슨)

        김재범, 에녹, 문성일, 김도빈 (그 ; 리처드)

피아노 : 신재영, 오성민

제작 : 뮤지컬 해븐

 

드디어 강필석 네이슨과 김재범 리처드의 <Thrill Me>를 봤다.

(신종플루때문에 좀 묵혀놨다가 쓰게 됐지만...)

기대를 하면서도 혹시라도 두 명의 네이슨을 보게 되는건 아닌가 우려했는데 말그대로 딱 기우더라.

두 배우의 노련함과 섬세함의 결정판이더라.

지금까지 내가 알던 <Thrill Me>와 확실히 다른 느낌!

뭐랄까, 더 은밀하고 노골적이었고, 그리고 감정적, 심리적으로도 기존의 캐스팅보다 훨씬 강했다.

서로 밀고 당기는 페이스와 타이밍 역시도 기존의 방식과 많이 달랐고

소품의 이용과 전체적인 동선 디테일에도 변화를 줬다.

이미 이 작품을 했던 두 배우가 다시 합류하면서 서로 얼마나 고민을 많이 했을지 눈에 선하다.

같지만, 다르게...

완전히 다른 작품이 아니라 <Thrill Me>를 다시 새롭게 다가가게 만들었다.

강필석과 김재범이...

강필석 네이슨은 강함을 숨기지 않았고

김재범 리처드는 냐약함을 그냥 그대로 드러냈다.

그 노골적인 반전된 드러냄이 더 큰 긴장감으로 다가왔다.

<Thrill Me>의 리처드와 네이슨을 이렇게 표현하는 게 충분히 가능하구나...

말그대로 묘한 thrill함이 있더라.

 

김재범 리처드는 "Roadster"에서 모자를 아예 벗어 손에 들어 있더라.

원래 범죄를 저지를 땐 어떻게든 얼굴을 안보이게 하는게 일반적인데 완전히 드러냈다.

그게 완전범죄에 대한 자신감 때문인지,

아니면 상황파악을 못할정도로 미숙한 소년임을 드러낸건지 명확히는 모르겠지만

지금껏 봤던 리처드와 완전히 설정이라 놀랐다.

손에 들고 있는 모자를 언제 쓸까 궁금했는데

끝날때까지 쓰지 않아서 솔직히 꽤 쇼킹했다.

(지금도 계속 모자를 손에 들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김재범, 강필석 두 사람의 쓰릴미는 확실히 젊은 느낌은 없다.

오히려 범행 후 33년이 지나 그 시점의 느낌이 훨씬 강하다.

현재감보다는 리와인드하고 있다는 느낌.

그래서 조금 더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된다.

확실히 두 사람의 밀땅은 묘한 에로티시즘이 있더라.

"Nothing like a fire"도 "Thrill me"도 자극적인 뉘앙스가 강했고

육체적인 접촉이나 전체적인 텐션도 훨씬 노골적이고 집요했다.

더 흥미로웠던건 때때로 무대에서 두 명의 네이슨과, 두 명의 리처드를 볼 수도 있었다는거다.

이게 참 묘하더라.

서로에게 동화되면서 구분이 모호해지는 관계.

김재범, 강필석 두 배우의 <Thrill Me>를 보면서 나는 네이슨의 고백이 사실은 진실이 아니었음을 더 확신했다.

그리고 그게 이 작품의 최후 반전이라고 생각한다.

 

"과연 누가 누구를 조정했는가?"

이 질문에 당신은 뭐라고 답하겠는가!

나는 이렇게 답하겠다.

네이슨과 리처드 두 사람이 나를 조정했다고...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