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문에 개기월식.
그리고 블러드 문까지.
달이 이상해지면 땅 위에도 무슨 일이 생긴다던데.
저녁 9시 경에 하늘을 보니
개기월식이 시작되고 잇었다.
한창 고흐와 관련된 책을 읽고 있어선지
고흐의 샛노란 황금빛 달빛이 생각났다.
달빛은...
사람을 혼란스럽게 한다.
더 정확하게는 미치게 한다.
마치 월광(月光) 속엔 빛보다 광(狂)이 많다는걸 잊지 말라는듯.
낮에는 가야금의 대가 "황병기"님의 사망 소식을 들었다.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왕성하게 공연을 하셨던 분인데...
그의 작품 "미궁"을 처음 들었을 때의 그 엄청난 충격과 두려움.
그건 달의 뒷면 열리는 순간이기도 했다.
그래서 내게 황병기는 달의 다른 모습이기도 했다.
억지처럼 들리겠지만
블러드문이 나는 황병기라는 큰 분과의 이별을 슬퍼하는 하늘의 눈물처럼 보였다.
뚝뚝뚝.
붉은 눈물이 떨어진다.
누군가 그랬다.
하늘 저편엔 천재들만 모여 사는 마을이 있다고.
그 마을에선 지금쯤
귀(貴)하고 귀(鬼)했던 그분의 연주가 시작되고 있겠댜.
불귀(不歸) 황병기.
영면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