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14. 5. 14. 08:35

<바람의 나라 - 무휼>

일시 : 2014.05.11. ~ 2014.05.20.

장소 :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원작,대본 : 김진 "바람의 나라"

연출 : 이지나

안무 : 안애순

작, 편곡 : 이시우

음악감독 : 김문정 

출연 : 고영빈 (무휼), 지오 (호동) / 최정수, 이시후 (해명)

        박영수, 조풍래 (괴유), 고미경 (혜압), 김건혜 (이지)

        박정은 (연), 김백현 (마로) 외 서울예술단 단원

주최 : (재)서울예술단

 

서울예술단의 보석같은 가무극 <바라의 나라>가 5년만에 돌아왔다.

정말이지 서울예술단은 공연기간은 짧아도 너무 짧아 이젠 화가 날 지경이다.

5년만에 돌아온 이 작품도 열흘 올라오는게 고작이다.

내 주변만해도 이 작품 목빠지게 기다린 사람이 수두룩한데

너무 비정한건 아닌가????

때론 그런 생각도 든다.

서울예술단에 대한 스스로의 애정이 너무 커서 한없는 애정으로만 작품을 바라보는건 아닌가 하는 생각.

그렇더라도!

우리나라에 이런 예술단이 있다는 건 참 고마운 일이다.

서울예술단이 표방하는 "가무극(歌舞劇)" 속에서 만나게 되는 춤은

이미 충분한 언어고 확실한 의사소통이다.

특히나 <바람의 나라> 2막 전쟁신에서 대사없이 이어지는 12분간의 장면은

이 작품의 압권이라 할 만 하다.

개인적으로도 세손가락안에 손꼽히는 장면이기도 하고.

전쟁신의 음악 BGM이 시작되면 배우 조풍래의 말처럼 사람이 이상해진다.

뭐라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묵직함에 심장이 덜컹 내려앉는다.

이 장면의 여운만으로도

이 작품은 충분히 차고 넘친다.

음악도, 춤도, 조명도, 조용한 움직임까지도 전부 다.

 

첫공이라 그런지, 아니면 작품의 명성에 대한 부담감때문인지

배우들의 몸놀림이 무겁다.

그래선지 오히려 전체적인 작품에는 힘이 많이 빠져버렸다.

5년의 공백을 아직까지는 뛰어넘지 못해서 많이 아쉬웠다. 

기대했던 이시후 해명과 박영수 괴유가 힘이 없어 솔직히 당황스러웠고

혜암 고미경과 연 박정은을 제외한 여배우들은 아직 자리를 잡지 못했다.

새타니도, 이지도, 세류도 가희도...

(보는 내내 도미경 이지는 정말 많이 그립웠다)

새타니와 해암의 듀엣곡 "저승새의 신부"는 이상스러울정도로 듣기에 불편했고 

호동의 신수도 여자가 연기하니 와이어 장면이 충분히 살지 못한것 같다.

호동은 나쁘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잘했다고 말하기엔 뭣하고...

(몰랐는데 지오의 어투에 사투리톤이 베어있더라.)

개인적으로 호동은 "조정석", 혜명은 "홍경수"만한 배우가 없는 것 같다.

이날 공연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배우는 역시나 무휼 고영빈.

2006년 초연부터 2007, 2009년까지 총 4번째 무휼.

8년이란 시간동안 무휼의 몸을 잘 지켜온 고영빈이 진심으로 고맙더다.

무휼이란 역에 대한 고영빈의 애정이 움직임 하나하나에 대사 하나하나에 다 느껴진다.

"언제까지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불러주실 때까지 계속헤서 무휼을 책임지고 싶다"

배우 고영빈도, 바람의 나라 무휼도 참 행복하겠다.

나도 계속 그럴거다.

<바람의 나라> 무휼을 떠올리면

다른 누구도 아닌 고영빈을 먼저 기억힐거다.

 

고백컨데 이날 공연은 기대만큼의 퀄러티를 보여주진 못했다.

오래 작업한 단원들임에도 불구하고

작품의 명성에 대한 부담때문이었는지

처음 맡은 배역을 온전히 감당해내지 못했다.

무용수들까지 몸이 아직 기억하지

이시후 해명이 조금 더 강건했으면

박영수 괴유가 조금 더 전사다웠으면 정말 좋겠는데...

무률, 해명, 괴유.

 

그래도 서울예술단이니 점점 더 좋아질거라 믿는다.

같이 으쌰으쌰하다보면 없던 힘도 절로 생기는 곳이 서울예술단이니까.

일주일 후 한 번 더 관람하는데

그때는 분명히 지금과 다른 느낌을 받을거라 생각된다.

그게 서울예술단의 힘이니까!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