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14. 3. 31. 08:31

<소서노>

일시 : 2014.03.24. ~ 2014.03.29. 

장소 :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

극본 : 이희준

작곡, 음악감독 : 김길려

무대미술 : 이태섭 

안무 : 김혜림

연출 : 정혜진

출연 : 조정은 (소서노), 박영수 (주몽), 김도빈 (유리),

        이시후 (연무발), 박석용 (주렴) 외 서울예술단 단원

 

난 서울예술단의 가무극 시리즈를 정말 좋아한다.

그것도 그냥 좋아하는게 아니라 몸서리치게 좋아하고 몸서리치게 아낀다.

작품의 퀄리티가 고저가 유난스럽긴 하지만 그래도 서울예술단만의 뚝심과 가무극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만들어낸 것에 무한 신뢰감이 생간다.

처음엔 가무극이라는 용어가 참 낯설었다.

"뮤지컬"이라는 말 대신 굳이 "가무극"이라는 용어를 쓰는 것도 의아했지만

작품을 보고는 이해했다.

서울예술단 가무극 시리즈는 배우들의 연기와 노래도 물론 좋지만

전문 무용수들의 역동적인 춤이 주는 감동 또한 엄청나다.

오래동안 함께 작업한 사람들만이 갖을 수 있는 유대감과 결속력이 정말 어마어마하다.

덕분에 전문 댄서가 아닌 연기 전문 단원들까지 몸쓰는 솜씨가 애사가 아니다.

그래서 어느새 이렇게 "믿고 보는 서울에술단"이라는 수식어까지도 생겼다.

나도 이 말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믿고 보는 서울예술단!

 

<레미제라블> 이후 오랫만에 조정은의 무대를 봐서 아주 반가웠다.

가냘픈 목소리가 이 역에 잘 어울릴까 싶었는데 의외로 부드러운 단호함이 강한 인상을 남겼고

칼을 가지고 몸을 쓰는 장면도 그렇게 많이 어색하지는 않았다.

과거에 서울예술단 단원이었던 그녀도 참 감회가 남달라겠다.

문득 조정은, 민영기의 서울예술단 <로미오와 줄리엣>을

한번이라도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도 잠깐 했다.

(최고의 로미오와 최고의 줄리엣... 그래서 그 둘의 마지막 공연은 봐서 다행이다.)

 

이 작품은 1막과 2막의 느낌이 확 다르다.

1막은 신화적 인 요소를 살렸다는데

다소 유치하고 살짝 아동극스럽다.

서울예술단 가무극 특유의 역동적인 춤도 기대보다는 아니었고

처음에 신기하던 무대 효과도 반복이 되다보니 어딘지 빈곳이 자꾸 보이더라.

(특히 빗방울 떨어지는 장면...)

무대가 과하게 크지 않았나 싶기도 하고.

와이어씬도 있었다고 하는데 이틀 올리고 빼버렸단다.

개인적으론 현명한 판단이었지 싶다.

2막은 그래도 1막 보다는 괜찮았다.

서울예술단 특유의 춤과 타악기 연주도 만족할 만큼은 아니었지만 어느 정도는 볼 수 있었고

특히나 조정은의 후반부 연기와 노래에 살짝 뭉클해지기도 했다.

박영수 주몽과의 듀엣도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듣기가 좋았다.

개인적인 생각인데 배우 박영수는 서울예술단 작품을 할 때가 가장 돋보이는 것 같다.

서울예술단  F4의 모습도 역시나 보기 좋았고

고미경과 박석용의 조연 서포트도 언제나처럼 참 좋더라.

전체적으로는 기존의 작품보다는 조금 떨어진 건 사실이지만

5월에 공연될 <바람의 나라>와 시대적으로 흐름이 연결돼서 개인적으로는 의미있게 봤다.

(와우~ 드디어 <바람의 나라>가 돌아온다~~~~~나... 이 나라에서 내내 살고 싶다...)

 

그냥 작품과는 별도로 서울예술단은 작품은 

저꾸 애정과 믿음이 간다.

솔직히 대한민국에서 이만한 뚝심과 자존심으로 

이렇게 꾸준히 창작품을 만들어내는 에술단은 없지 않나!

그러니 알뜰살뜰 아껴줘야만 한다.

그래도 된다.

서울예술단은!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