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09. 6. 14. 23:11

 

오랫만에 대학로에 나가 연극 한편 봤다.
내가 좋아하는 연출가 이해제의 작품 <설공찬전>
고전소설 <설공찬전>을 각색한 연극,
고소설은 귀신이 강림해서 저승에 머물면서 들은 이야기로 현실을 비판한다는 내용이란다.
지금 연극에선,
사촌 아우의 몸을 빌려 이승으로 돌아온 설공찬이
아비에게 못다한 효를 행하기 위해 권력을 얻으려 하는 내용이다.
재미있다. 충격적이고 실랄하다.
지금 정치하는 사람들을 모아 놓고 꼭 보게 만들고 싶은 연극,
솔직히 정치하는 사람들이 모두 진짜 빙의된 자들은 아닐까 의심스러울 때가 많다.
그런데 그건 확실히 아닌 것 같다.
그려려면 최소한 해학이나 풍자가 있어야 하는데 이건 순전 막가파들의 투전판 같으니....



아비보다 먼저 저승으로 떠난 아들 설공찬은
효를 행하기 위해 20일의 기한을 받아 사촌동생의 몸을 빌어 이승으로 돌아온다.
관직에 오르기 위한 숙부와의 거래.
그러나 현실의 부정함과 아비의 간절함을 깨닫고 부패한 사람들의 몸 속을 넘나들며
거침없는 비판과 독설로 투전판같은 세상을 휘젖는다.
오늘날의 위정자들께서도 아셨으면 좋겠다.
그렇게 더 가지려고 아둥바둥하지 마시라고.....
그런 빙의된 모습으로 살다가는
언젠가 영매에게 쫒겨 쥐고 있던 모든 건 훌훌 놓고 돌아가게 될지도 모른다고...
손 안의 것 전부 가지고 가지 못한다면,
당신네들은 그 손을 여기 두고 가실텐가????
아무리 가지려고 쥐고 또 쥐어도
당신 손이 거머쥔 것이라고는 "귀신놀음",
그 뿐이라는 걸 저기 저 사람들이 모두 알았으면 좋겠네.

"가진 손보다 빈 손이 더 무겁구나..."
무섭고 두려운 말이 아닌가 !
투전판 위의 당신들에겐 !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