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후 끄적끄적2015. 4. 2. 08:30

세비아 대성당(6 uro) 승리의 광장에는 관광객을 태우는 마차들 모여있다.

가격을 물어봤더니 50 uro란다.

넉넉치 못한 여행자에게는 부담스러운 금액이자만

지금 아니면 언제 또 타볼까 싶어 과감한 과소비(?)를 감행했다.

후덕한 엉덩이를 가진 폴포츠 닮은 마부께서 지나가는 곳마다 열심히 그리고 친절히 설명해주셨다.

그런데 문제는....

설명이 전부 유창한 스페인어였다는거!

열심히 설명하는 아저씨가 민망할까봐 열심히 고개를 끄덕이긴 했지만 이거 뭔가 싶었다.

특이한건,

마차가 일반 차도로 다닌다는거다.

양 옆으로는 차가 지나가고, 마차의 뚜껑은 없고, 

마부는 자꾸 뒤를 돌아보면서 방언을 하시고,

그러다 동료 마부와 만나면 다정하게 담소를 나누시느라 설명은 뒷전이고...

뭐 어찌어찌 우여곡절 끝에 스페인광장에 도착은 했는데

50 uro라는 거금 대비 탑승시간이 너무 짧아서 살짝 속은 느낌도 들긴 했다.



황금의 탑을 지나 마리아 루이사 공원을 가로질러 도착한 세비야 스페인 광장. 

예전에 이곳에서 김태희가 플라멩고를 추는 CF를 찍어서 한국사람에게 너무나 잘 알려진 곳이다.

이곳이 스페인에서 가장 아름다운 광장이라고...

반원형 모양의 건물과 광장 바닥의 톡특한 타일이 아주 인상적이었던 곳.

반원형 건물을 따라 물길이 있느데

거기서 실제로 조그만 배도 탈 수 있더라.

(어딘지 살짝 베니스 스러운 느낌....)

늦은 오후 주건물 2층에서 내려다본 광장의 느낌이 너무 좋아 한참을 서성였다. 

햇빛이 참 따뜻하고 포근하더라.



주건물 아래에는 채색 타일로 장식된 벤치가 있는데

스페인 58개 도시의 휘장과 지도, 역사적 사건들이 그려져 있어 하나하나 찾아 보는 재미가 제법 솔솔했다..

천천히 벤치를 따라 걸으면서 못가본 곳들의 휘장을 열심히 찾아봤다.

너무 많아서 점점 민망해지긴 했지만 

그렇게라도 하는 혼자만의 스페인 일주도 나쁘진 않더라.

해의 움직임에 따라 점점 길어지는 그림자를 끌고

건물이 만들어내는 명암의 변화에 빠져들고

조각배 타는 사람들이 흔드는 손에 화답도 하고

건물 이층에 올라가 창살 너머 우뚝 솟은 첨탑의 위용에 감탄도 했다.

같은 건물과 풍경도

해의 움직임과, 내 이동동선에 따라 참 많이 다르게 보인고 느껴진다는게 여전히 신비다.


한걸음 한걸음을 두근두근 설래게 했던 

정말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곳.

세비아 스페인 광장.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