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후 끄적끄적2015. 4. 3. 08:28

1박 2일이라는 짧은 일정으로 머물렀던 세비아.

다른건 모르겠는데 제일 아쉬웠던게 산타크루즈 지구에서 플라멩고를 못봤다는거다.

호텔에서 잠깐 쉬었다가 밤 10시에 맞춰 나오려고 했는데 

조카와 동생이 예상대로 "사망"해버렸다.

혼자 나갈까 고민하다 마드리드에서 물집이 났던 발바닥이

여기가 세비아인지는 어찌 알고 신나게 플라멩고를 추더라.

발을 바닥에 디딜때마다 불이 붙는 느낌이라 과감하게 포기해버렸다.

애초에 숙소에 들어온것부터가 잘못이었다.

차라리 계속 돌아다니다 바로 극장으로 가는게 정답이었는데...

초등학생과 함께 하는 여행은 아무래도 동선에 한계가 있음을 절감하고

다음에는 정말 혼자서 떠나야겠다고 또 다시 다짐했다.


스페인에서 네번째로 큰 도시인 세비아를 이렇게 짧게 둘러보게 된 건,

"론다"때문이다.

세비아 GRAN HOTEL LAR에서 1바을 하고 론다로 출발하기전 든든히 챙겨 먹은 조식.

호텔 자체는 별 네 개가 무색한 정도였지만

그래도 조식은 신선하고 과일이 무더기로 재공돼서 폭퐁 감동을 했다.

스페인의 과일맛은... 정말 사랑이더라.

신선하고 상큼한 맛에 피로가 저절로 녹아나는 느낌.

한국에서는 과일을 잘 챙겨먹는 편이 아니었는데

스페인에서는 과일과 열렬한 사랑에 빠져버렸었다.

나중에 혹시 다시 세비아에 가게 된다면

풍성한 과일때문이라도 이 호텔을 다시 찾게 될 것 같다.



프라도 데 산 세바스티안 버스터미널에서 

10시에 출발하는 론다행 직행버스를 탔다.

버스 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이...

그대로 그림이더라.

버스안에 사람들은 대대분 잠에 취해 있는데

혼자 눈을 초롱초롱하게 뜨고 창문에 바짝 붙어 있었다.

초록 초원에서 도저히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어쩌자고 "론다"는...

찾아 가는 길부터도 이렇게 설레게 만드는지...


그때 이미 알았다.

론다가 나를 자유롭지 않게 만드리란 걸.

그리고 지금 내가 위험한 도시를 찾아가고 있는 중이라는 걸.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