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끄적 끄적...2014. 4. 14. 08:25

주말 내내 이 노래에 빠져있었다.

박효신의 신곡 "야생화(Wild Flower)"

고백컨데 지금껏 박효신은 내가 좋아하는 가수에 단 한 번도 포함되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오장육부를 총동원한 소몰이창법(?)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편이라서.

그런데 이 노래는...

가사도, 멜로디도, 심플한 피아노 반주도, 그리고 완전히 힘을 뺀 박효신의 목소리도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을 만큼 아름답다.

박효신이 맞긴 한데

예전의 박효신과는 많이 다르다.

기교가 사리진 자리에 진심과 떨림만이 고스란히 살아있다.

인간의 목소리가. 사람의 진심이

이렇게까지 아름다울 수도 있구나...

지긋이 눈을 감고 덤덤하게 노래하는 뮤직비디오 속의 박효신은

온 몸이 그대로 소리고 노래다.

작은 손끝의 움직임 그 하나까지도 다 떨림이더라.

이 노래는...

이 노래를 부르는 박효신은...

진심으로 진심이구나.

 

노래하는 사람이 자유롭게 노래를 할 수 없다는 건

죽음과  맞먹는 공포고 절망이고 고통이였으리라.

"야생화"의 가사 속에는 박효신이 그동안 겪은 그 모든 고통들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많이 아팠었구나...

그래도 다행이다.

이 모든 걸 버텨내고 이렇게 담대하게 담담해졌으니!

자신의 고백이라는 확신 그대로 박효신이 직접 가사를 썼다

("눈의 꽃"을 쓴 김지향과 공동 작업이긴 하지만)

단백하게 읊조리듯 써내려간 가사는 그대로 한 줄 한 줄이 한 편의 시(詩)다.

서정적이고 고요하다.

그런데 그 고요함 속에 담긴 힘이 엄청나다.

오래 참아낸 자의 통증이 소절마다 뚝뚝 떨아진다.

송이째 떨어지는 꽃같다.

그리고 피아노 선율.

그 선율이 어딘지 익숙하다 했더니 역시나 정재일의 소리었구나...

박효신과 정재일이 함께 만들어낸 꿈결같은 위로.

들으면 들을수록,

귀에 익으면 익을수록

점점 더 가슴이 뭉클해진다.

단백한 아픔이 참 깊다.

텅 빈 가슴 안을 이 노래가 마음껏 휘젖고 다닌다.

여백같은 고백 "야생화"

마음 속에 오래 두고 그리워했던 그대같은 노래.

 

한동안은 이 노래에 가차없이

흔들리겠구나... 

 

잊혀질 만큼만

괜찮을 만큼만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