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베르토 쥬코>
일시 : 2016.09.23. ~ 2016.10.18.
장소 : 명동예술극장
극작 : 베르나르 마리 콜테스
번역 : 유효숙
연출 : 장 랑베르 빌드, 로랑조 말라게라
출연 : 백석광, 김정호, 문경희, 김정은, 김정환, 심완준, 김수연, 황선화, 우정원, 안병찬
제작 : 국립극장
실제 있었던 사건을 모티브로 했다고 했나?
"로베르토 쥬코"는 35년 전 유럽 사회를 충격으로 몰아넣은 연쇄살인마에 대한 이야기다.
베르나르 마리 콜레스가 거리에 붙은 지명수배자 "로베르토 쥬코"의 사진을 보고 영감을 얻었다고.
실제 그의 연쇄살인 행각이 이 작품 속에 반영이 됐는지는 모르겠지만,
글쎄... 이 이야기는 그리 충격적이지도, 잔인하지도 않다.
혹시 초연인가 싶어 찾아봤더니
2010년에 삼일로 창고극장에서,
2012년에는 동숭아트센터 소극장에서 두 번 공연이 됐었다.
두 번의 공연땐 어떤 분위기였을까 궁금해졌다.
이번 시즌엔 두 명의 외국인 연출이 공동 연출을 했는데
원작에 담겨있는 광기, 폭력, 비극 뿐 아니라 유머, 부드러운, 경쾌함까지 함께 보여주고 싶었단다.
그런데 나는 연극을 보면서 이런 생각을 했다.
기묘한 유머러스라고...
난해한건 아닌데 참 여러 의미로 불친절하다.
개인적으론 쥬코의 살인행각을 더 디테일하고 잔인하게 표현했으면 좋았겠다 싶다.
내가 이상한 사람인지는 모르겠지만
연출가가 말한 그 "광기"라는게 도무지 느껴지지 않았다.
쥬코가 왜 부모를 살해했고,
왜 탈옥을 했고,
왜 사람들을 죽였는지에 대해서 이 작품은 전혀 말해주지 않는다.
그렇다고 상상의 여지를 주는 것도 아니다.
묻지마 살인이라고 뭉둥그리기에는 확실히 뭔가 부족하다.
그래선가?
쥬코 이외의 인물들에게 이름조차 부여되지 않은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우들의 연기는 불꽃이 튄다.
그래서 작품에 대한 불친절조차도 그런 배우들의 연기로 이해가 되고 납득이 된다.
일곱개의 문과 바닥에 수북하게 쌓인 검은 종이들도 인상적이다.
따버린 잿더미를 떠올리게 하ㄴ는 종이는 황폐한 세상과 인간관계를,
일곱 개의 문이 일제히 쓰러지는 마지막 장면은 텅 빈 종말, 소멸이 느껴졌다.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견해...)
인간이란 존재는 혼자 살 수 없는 사회적 동물이라지만
누구에게도, 어디에서도 이해받지 못한다면?
익명(匿名)으로의 도피.
이름이 불려지는 순간부터
모든 갈등을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