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16. 11. 15. 08:58

 

<블랙버드>

 

일시 : 2016.10.13. ~ 2016.11.20.

장소 : 대명문화공간 1관 비발디파크홀

극작 : 대이비드 헤로우어(David Harrower)

번역, 연출 : 문삼화

출연 : 조재현(레이) / 옥자연, 채수빈(우나)

제작 : 수현재컴퍼니

 

이 연극을 보고 마음이 무거워지지 않을까 걱정했다.

(안그래도 이미 충분히 그런데...)

아니면 불쾌하거나.

그런데 이 작품.

그 걱정이 무색할만큼 깊고 진실했다.

급기야 가슴 끝이 먹먹해졌다.

그래, 그럴 수도... 있겠구나, 이해됐고 인정했다.

 

과거를 지우고 다른 이름으로 살아가고 있는 레이 앞에 그야말로 시한폭탄처럼 나타난 우나. 

우나의 복수가 시작되는구나 생각했다.

그런데 세상에...

복수가 아니다.

이건 그냥 사랑이다.

사랑이니까... 잊을 수 없고.

잊을 수 없으니 찾게 되고

찾았으니 만나야만 하는...

이건 누가 뭐래도 사랑이다.

 

비난을 면치 못할 사랑이다.

과거에도 그랬고 진심이란걸 안 지금도 여전히 비난받을 사랑이다.

하지만 그 비난을 막아주고 싶다.

나 혼자라도 기꺼이.

 

우나는...

15년 전처럼 두려움 속에 혼자 남겨질까?

하지만 이번엔 나도, 우나도 안다..

15년 전에 그랬던 것처럼 레이가 다시 돌아오리란걸.

다만 이번엔 그때처럼 늦지 않았으면 좋겠다.

 

 

* 조재현과 채수빈, 두 배우의 연기는 아주 인상 깊었다.

   배우 채수빈은 조재현에게 미리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기우에 불과했다.

   아주 성실하고 치열하게 우나가 돼서 깊은 내면 끝까지 보여주려고 노력했고

  조재현은 눈빛 하나로 15년의 시간을 다 풀어냈다.

  열흘이나 지났는데도 가슴 한켠이 묵직하다.

  아픔도, 슬픔도, 안타까움도 아닌 뭔가가 제대로 걸린 모양이다.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