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15. 12. 10. 07:57

 

<시련>

 

일시 : 2015.12.02.~ 2015.12.28.

장소 : 명동예술극장

대본 : 아서 밀러 <시련>

번역 : 김윤철  

연출 : 박정희

출연 : 이순재, 이호성 (댄포스), 이문수, 정재진, 지현준, 최광일, 채국희, 정운선, 김정호 외

제작 : 국립극단

 

아서 밀러의 <시련>은 실제로 일어난 살건을 모티브로 만들어졌다.

1692년 매사추세츠주 세일럼에서 벌어진 "세일럼 마녀재판"

당시 종교 박해를 피해 신대륙으로 이주한 이민자들은 무고한 사람들을 마녀로 몰아

총 25명을 교수형 시켰다.

집단의 광기가 만들어낸 잔인한 살육의 현장.

그리고 그 비이성의 광기에 정면으로 맞서 스스로의 존엄을 지키겠노라 결단하는 한 사람.

존 프락터가 처형장으로 쳐연히 그러나 당당히 걸어가던 마지막 장면은

모든 것으로부터 해방된 순교자의 발걸음이었다.

 

이 작품은 인간의 모든 욕망에 관한 이야기다.

거짓을 숨기려는 욕망,

진실을 감추려는 욕망,

진실을 밝히려는 욕망,

거짓을 말하려는 욕망,

사랑하는 사람을 가지려는 욕망,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려는 욕망,

권위를 지키려는 욕망,

신념을 지키려는 욕망,

나의 욕망, 너의 욕망,

그리하여 우리 모두의 욕망.

 

작품을 보는 내내 이 모든 위선들과 욕망들에 화가 치밀고 넌덜머리가 났다.

과거 청도교 시대의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 버젓이 벌어지고 있는 현실의 일처럼 느껴져 숨이 막혀왔다.

마녀사냥... 마녀사냥... 마녀사냥...

그렇다면 우리 시대에는 과연 어느 누가 존 프락터처럼 행동해줄까!

마녀를 만들어 삿대질하는 손가락들로 가득한 세상이다. 

 

"당신은 악마를 보았습니까?"

내게 묻는다면,

나는 대답할 말이 없다.

나 역시 그들과 함께 침묵으로 동조하는 악마에 불과할 뿐이니까...

 

저이는 이제 자기의 고결함을 되찾으신 거예요.

하나님께선 그걸 제가 다시 빼앗는걸 용서치 않으실 겁니다.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