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일시 : 2017.01.18. ~ 2017.02.12.
장소 : 명동예술극장
대본, 연출 : 고선웅
출연 : 장두이(도안고), 김정호(조순), 하성광(정영), 호산(한궐), 이영석(영공), 이형훈(조씨고아, 정발) 외
제작 : 국립극단(주)
와... 이 연극 엄청나다.
소문은 익히 들어서 알고 있는데 소문보다 훨씬 강렬하다.
보는 내내 미쳤구나... 를 수없이 연발했다.
대본도, 연출도, 배우들도, 심지어는 관객들도 제정신은 아니지 싶다.
부퍠한 관료, 모함과 권력의 암투, 출생의 비밀, 은혜갚음, 원수를 향한 복수 그리고 용서.
작품의 표면적은 사건을 나열하면 정말 뻔하고 뻔한 내용에 불과한데
이 작품은 단 한 장면도 결코 뻔하지 않다.
심지어 소리내서 웃고 있는데 슬프다.
그것도 아주 가슴 저 밑바닥까지 울리는 슬픔이다.
웃긴데 슬프고, 슬픈데 웃긴 이야기.
대한민국과 비슷한 아이러니가 주는 무게감때문에 무심해지가 어렵다.
보는 내내 울컥울컥해서
눈을 감고 진정해야했다.
이 작품의 배우들은...
존재 자체로 위대하다.
스쳐지나가는 장면이 하나도 없다.
대사와 표정, 그 몸짓들이 그대로 달궈진 화인(火印)이 되어 가슴팍에 꾹꾹 찍힌다.
무대 위에서는 자신이 연기하는 인물이어야 해서 참 힘들겠다. 저 사람들은.
뭉턱뭉턱 피흘림도 없이 살덩이가 쪼개지는 느낌이지 않을까?
나같은 사람은 초장에 나가떨어졌을텐데...
"나는 어떤 기억으로 후세에 전해질까?"
징글징글하게 버티고 있는 누군가에게 나 역시 묻고 싶은 질문.
남겨질 기억이...
무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