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롤로지>
일시 : 2018.04.26. ~ 2018.07.22.
장소 :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2관
극본 : 게리 오웬 (Gary Owen)
번역 : 유은주
연출 : 박선희
출연 : 김수현, 이석준 (알란) / 김승대, 이율 (폴) / 장율, 이주승 (데이비)
제작 : (주)연극열전
Killology
심장을 목표로 한치의 망설임없이 파고드는 흉기같은 작품이다.
내게 심각할 정도의 내상(內傷)을 안긴 작품.
배우들이 안스럽게 느껴질 정도다.
연습하면서 얼마나 괴롭고 힘들었을지 눈에 선하다.
개인적으로 정율 배우는...
<프라이드>, <M Butterfly>에 이은 삼연타의 충격이다.
이 젊은 배우는 무서울 정도로 연기를 잘하고,
무서울 정도로 관객을 몰입시킨다.
한 작품 한 작품 필모그라피가 늘어갈수록 더 잘한다.
개인적으로 20대 때의 이승주를 보는 느낌.
이 녀석의 다음 작품이 심히, 몹시, 마구 궁금하다.
이석준은
처음엔 좀 낯설었다.
혹시 몸이 안좋은가 싶었는데 그건 아니고 설정이고 연기더라.
시간이 지날수록 이석준이 왜 그렇게 알란을 표현했는지 이해가 됐다.
컴퓨터게임 킬롤로지 처럼 살해당한 아들.
그렇게 아들을 놓친 아버지 알란.
환상 속에선 극적으로 살아서 죽어가는 아버지를 보살피는 아들 데이비.
그리고 킬로로지 게임을 개발해 엄청난 부를 손에 쥔 폴.
세 사람 모두...
한쪽 발로 걷는 사람들이다.
그걸 세 사람 모두 너무 늦게 깨닫거나 혹은 깨닫지 못했다.
더 나은 사람.
그게 참 아프고 슬프다.
세 사람의 끝없는 독백들.
이 모든 것들이 변명일 수도, 후회일 수도, 반성일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이 독백들을 더 많은 사람들이 들어줬으면 좋겠다.
그게 한 인생을 구원하는 일일 수 있으니까.
피해자는 빠른 속도로 가해자가 될 수 있고
가해자 역시 빠른 속도로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걸 기억하다.
데이비가 말했던 더 나은 사람.
그런 사람이 한 번 되보자..
아니 되보려고 노력이라도 해보자.
그럴 수만 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