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11. 2. 5. 15:59
세상에 이런 사람도 있구나...
영화를 보면서 감히 마음 아파하지도 못했다.
예수같았던 분,
이태석 신부!
마흔 여덟의 나이에 대장암으로 선종하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수단의 가난하고 불쌍한 아이들을 생각했던 신부!
꼭 돌아가겠다며 16번의 항암치료를 버텨낸 사람!
그분의 삶이 내 마음 안에 예리한 칼끝으로 파고든다.
왜 이렇게 살고 있으냐고...


신부가 아니어도 의술로 많은 사람을 도울 수 있는데
한국에도 가난한 사람들이 많은데
왜 아프리카까지 갔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특별한 이유는 없다.
다만, 내 삶에 영향을 준 아름다운 향기가 있다.

가장 보잘것없는 이에게 해준 것이
곧 나에게 해준 것이라는 예수님 말씀,

모든 것을 포기하고 아프리카에서 평생을 바친 슈바이처 박사,

어릴 때 집 근처 고아원에서 본
신부님과 수녀님들의 헌신적인 삶,

마지막으로 10남매를 위해 평생을 희생하신 어머니의 고귀한 삶,
이것이 내 마음을 움직인 아름다운 향기다.




오랜 내전으로 분노와 증오 그리고 가난과 질병으로 얼룩진 수단.
그 곳으로 그들과 함께 생활하며 교육, 의료, 선교
그리고 그 이상의 모든 것을 실현한 한 사람!
아무리 아파도 울지 않는다는 수단 사람의 눈에 눈물을 그치지 않게 만든 사람!
왜 하나님이 그를 먼저 데려갔는지 도무지 알 수 없다며 눈물을 흘리는 이국의 선교인!
그가 아니라 70인 나를 데려갔어야 했노라고...
그는 이곳에서 할 일이 아주 많은 사람이었노라고...
그는 너무나 필요한 사람이었노라고...
이국의 선교인은 자신이 믿는 하나님을 원망하는 모습이었다,
신을 이해할 수 없노라고...



말라리아, 콜레라가 창궐하는 아프리카!
그 곳에서도 가장 낙후된 곳 톤즈의 유일한 의사였던 이태석 신부,
의대시절 의료봉사로 다녀왔던 톤즈를
사제가 되어 다시 찾은 그는,
그곳에서 학교를 짓고, 병원을 짓고, 브라스밴드를 만들었다.
자신이 앓고 있는 병의 이름조차 모르는 한센병 환자를 찾아가
상처를 치료하고 무드러진 발에 맞는 신발을 일일이 손수 만들어 준 사람!
살아 성인이었는 그는 끝내 2010년 1월 14일
선종했다.



의대를 나왔지만 다시 성직자의 길을 위해 신학대에 들어간 사람.
작사, 작곡에도 능해 이미 중학교 3학년때 성가를 만들기도 했단다.
그는 톤즈의 브라스밴드의 모든 악기를 독학으로 배워 한 사람 한 사람에게 가르쳤다.
사제 서품을 받고 동양인으로는 처음으로 아프리카 선교를 선택한 사람.
누구도 함부러 가지 못했던 척박한 땅 수단!
뼈만 앙상한 그분의 몸피를 보며
살과 뼈를 세상에 다 두고 떠난 그분의 삶 앞에
나는 누추하고 부끄럽다.
부끄럽다는 말은 또 얼마나 가증스럽고 거만한 단어인가!

  
사람이... 사람이...
아무리 신에게 일생을 바쳤다지만...
이렇게 살 수도 있구나...
눈물 보태기조차 죄스러워
가슴만 아귀아귀 뜯고 있다.

* www.dontcryformesudan.com/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