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후 끄적끄적2013. 9. 24. 06:23

워낙에 알콜 자체를 좋아하지도 않아 회식때도 전혀 술을 안마시는데 오늘 와인을 마셨다. 와이너리 투어가 여행상품으로 나올 정도로 와인이 유명한 산토리니에서 제일 작은 화이트 와인과 크랙커를 샀었다.계속 끌고 다녔었는데 그것도 짐이라고 귀찮기도 하고 몸도 피곤해서 호텔 근처 마켓에서 치즈를 하나 사서 마셨다. 결론은 ... 조카들이 이모가 술마시는거 첨 본단다. 나도 언제가 마지막 알콜 섭취였는지 까마득하긴 힌다. 근데 원래 와인이 정종맛이 나는게 맞는건가??? 

맨정신도 아니면서 조카들을 끌고 그야말로 음주산책을 다녀왔다. 숙소에서 아크로폴리스로 이어지는 플라카거리를 산책하서 기념엽서도 샀다. 마지막으로 들른 상점에서 5장을 사고 계산하려고 10유로를 냈더니 지금 잔돈이 없다면서 그냥 가져가란다. 망설이는 내게 가게주인이 쿨하게 말한다. 노 프라블럼이라고... 여행자에게 보내는 친절이라고 생각하고 땡큐를 보내고 과감히 나왔다. 이번 여행이 이런 이벤트를 선사하는구나 생각하면서...

알콜도 들어가고 뜻밖의 선물도 받아서 가라앉았던 기분이 업이 됐다. 참 단순하구나 나란 사람은? 기분좋게 돌아오는 길에 국회의사당 앞을 지나왔는데 또 운이 좋게 딱 시간 맞취 근위병 교대식을 하더라.어찌나 애간장을 녹이게 움직이던지... 끝인가 싶으면 천천히 다시 움직이고 움직이고,  정말 엄청난 밀땅이더라. 조카들이랑 아주 인상깊게 잘봤다. 여기저기 기웃거리다 숙소로 다시 돌아온 시각은 거의 밤11시! 몸은 여전히 피곤하고 머릿속은 알딸딸한데 잠은 아직 안온다. 자야 하는데... 알콜이 나를 너무 멀리까지 데니고 갔다. 좀 자라고 몸이 시위한다. 이제 제발 말 좀 듣자!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