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16. 1. 21. 08:31

좀 뒷북이긴한데,

내가 열심히 챙겨봤던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이 끝이 났다.

솔직히 말하면 앞서 방영됐던 응답하라 시리즈 두 편은 제대로 보지 않았었다.

"응답하라1997"은 한 번도 본 적이 없고

"응답하라 1994"는 그나마 띄엄띄엄 몇 번 보긴 했었다.

그런데 이번 "응답하라 1988"은 딱 내 나이와 겹쳐져서 정말 재미있게 봤다.

드라마에 나오는 소품들 하나하나 다 반가웠고

꼬깔콘과 치토스, 월드콘과 스카치 캔디에 무한 공감했다.

특히 선우엄마로 나온 김선영 배우를 오랫만에 봐서 혼자 어찌나 반가웠는지...

10여년도 훨씬 더 된 일이긴한데  

그때 김선영 배우가 출연했던 <굿바이 모스크바>라는 연극을 10번 이상 봤었다.

러시아 원작이었고 작품도 워낙 좋긴 했지만

그때 김선영 배우의 안나에 혼이 쏙 빠졌었다.

얼마나 좋았으면 나서는거 싫어하는 내가 단체관람까지 여러번 주선했었고

덕분에 내 주변 지인들은 이 연극을 한 두 번씩은 다 봤다.

2010년 연극 <경남 창녕군 길곡면> 이후 출산과 함께 잠시 무대를 떠나 있었는데

요 몇 년 사이 다시 복귀해서 영화에서도 심심치 않게 모습을 보였다.

사실 나만 알고 싶은 배우 중 한 명이었는데

이렇게 잘 된 모습을 보니 내가 뭐라고 흐뭇하다.

 

 

요즘 대학로 연기파 배우들의 TV 활약이 눈부시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남명렬 배우도 요즘은 자주 TV에서 볼 수 있고

김선영배우와 함께 <안녕 모스크바>에 출연했던 송영규, 정만식 배우,

극단 차아무의 이성민 배우와 송새벽, 이희준 배우까지 활약이 대단하다.

심지어 SBS 사극 <육룡이 나르샤>는 대학로의 실력파 배우들이 대거 출연해서

도대체 저 배우들을 어떻게 알고 캐스팅 한걸까 궁금하기까지 하다.

(감독이 공연덕후라는 소문도 있고...)

이들의 공통점은 딕션이 정확하고 감정 표현이 탁월하다는거다.

그리고 연기에 과장이나 과욕이 없어서 편안하게 볼 수 있다.

개인적으로 오랜 생활고를 버텨낸 그들의 과거에 꼬끝을 찡해지기도 하고...

그래서 나는 이들이 더 많이 성공했으면 좋겠고

이들에게 지금보다 더 많은 기회가 왔으면 좋겠다.

그들은 배우로 빛나길 바라는게 아니라 연기로 빛나길 바라는 원석들이니까...

 

그냥...

오랫만에 김선영 배우를 봐서 주제 넘은 오지랖을 부려봤다.

결론은 무지 반갑다는거,

그리고 연극 무대에서 신들린 그녀의 연기를 다시 볼 수 있다면 좋겠다는거.

뭐 그렇다는거다!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