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끄적 끄적...2014. 6. 30. 08:27

이사를 했다.

큰 이사가 아니라 내 방에 있던 물건들만 옮기는거라 따로 이삿짐센터를 부르지는 않고

작은오빠가 탑차를 가지고 와서 식구들까지 짐을 옮겼다.

세탁기와 냉장과는 지난 주에 사서 들어가있고

싱글침대와 침대 협탁, 작은 옷장 하나, 3단 서랍장,

거실에 놓을 3인용 쇼파와 원목 탁자 하나를 옮겼다.

큰 짐은 이게 전부,

그런데 오히려 소소하게 작은 것들이 꽤 많았다.

책은 반도 가지고 오지 못했지만

어쨌든 가장 많은 건 역시 책이었고

옷가지들과 신발, 가방 같은 잡화들이 막상 이사하려니 꽤 많았다.

엄마가 옷가지를 보고 놀라신다.

이 옷들을 아직도 가지고 있느냐고, 안 입는 옷은 버리라고...

10년도 넘은 옷들이... 많다.

몸에 안맞고, 안입으면 의류수거함에 넣겠는데

여전히 잘 맞고, 잘 입고다녀서 처분을 못하고 있다.

워낙 옷에 대한 욕심도 없고, 쇼핑을 좋아하지도 않고, 유행을 따르지도 않아서

입는데까지 그냥 입을 생각이다.

하긴 병원에 입사할 때 샀던 옷도 있으니 햇수로 15년이 넘은 옷도 있다.

그래도 버리기엔 너무 멀쩡하고 깨끗해서...

 

아직은 특별한 느낌은 없지만

아마도 혼자 지내다보면 달라지는 부분들이 생길거다.

어쩌면 스스로를 더 잘 알게 될지도...

(그 반대가 될 수도 있겠지만!)

TV도 없고, 오디오도 없고 참... 조용하다.

있는 거라곤 책이랑 핸드폰, 그리고 MP3.

지금 당장은 MP3에 스피커를 연결해서 음악을 듣고 있는데

아무래도 CD 플레이어는 장만해야 될 것 같다.

가지고 있는 Old 한 CD들이 너무 아까워서...

 

어제는 엄마가 늦게 다시 오셔서 주무셨고

이것저것 치우느라 뭘 느낄 여유도 없었지만

이제 진짜 혼자 사는 삶이다.

우아하고 아름답게를 꿈꾸는 것도 아니고, 그런 삶을 원하지도 않는다.

그냥 열심히 살아내야겠다.

그렇게 결정을 했으니까

그게 정답이다.

 

모나지 않게...

성실하게 차분하게..,

그리고 타인에게 상처주지 않게...

 

그렇게 혼자 사는 삶을 시작하고

혼자 사는 삶을 지키자!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