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끄적 끄적...2016. 7. 6. 10:03

지난 일요일에 오랫만에 자전거를 탔다.

앞뒤 바퀴에 바람을 가득 채워서 달리는 맛이 아주 그만이었다.

그러다...

사단이 났다.

잠실을 찍고 중량천을 넘어오는데

자전거도로 물받이 홈에 앞바퀴가 빨려 들어가는게 느껴졌다.

핸들을 반대방향으로 조절한다는게 타이밍을 놓쳤다.

우당탕탕... 끼~~~이~~~익!

당연히 보기 좋게 나가떨어졌다.

심지어 구르기 신공까지 발휘된 총체적 난국의 엎어짐.

넘어지는 와중에 뒤에 바이크 동호회가 없었다는게 그렇게 다행스러울 수 없었다.

그랬다면 정말 대형사고가 됐을텐데...

넘어지긴 했지만 집에는 가야하니까 계속 자전거에 타야만 했다.

(중량천에서 집까지 자전거로 1시간 20분 정도 걸린다)

워낙 잘 넘어져서 괜찮겠거니 생각하고 연고만 발랐는데

다음날 아침 2차 사단이 났다.

월요일까지 버티다가 화요일에 열감이 너무 심해서 결국 진료를 봤다.

3도 화상이란다.

왼쪽 팔꿈치와 무릎이 멋지게 갈렸고

왼쪽 팔은 머리 위로 올라가지도 않는다.

오른쪽 손목은 핸들에 찍혀서 서퍼런 멍이 들고.

(남들이 보면 동맥이라도 끊은줄 알겠다)

 

이틀 진료를 받았는데

당분간은 계속 진료를 받으란다.

드레싱하고, 염증 긁어내고, 화상연고 바르고...

계속 절뚝거리며 걸었더니 사람들이 목발이라도 짚어야 하는거 아니냐며 놀린다.

나이도 있는데 조심하란다.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격하게 인정한다.

그래도 신기한건,

참 잘도 넘어지는데도 뼈가 부러졌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는거!

 

 

아무래도 걸음마를 다시 배워야 할까보다.

아니면 보행보조기라도 끌고 다니던가.

뭐가 됐든,

자전거는 죄가 없다.

 

내 탓이오, 내 탓이오, 내 큰 탓이로소이다...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