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끄적 끄적...2016. 1. 18. 13:57

토요일에 UC 버클리에 다니는 언니딸은 출국을 했고

1년 동안 중국 교환학생으로 나가 있었던 큰오빠 딸은 귀국을 했다.

내년 5월 제대인 큰조카는 동생의 귀국에 맞워 10일 휴가를 나왔고

앞선 9일에는 중학교 2학년인 동생의 아들래미가 케나다로 여학연수를 갔다.

그리고 작은 오빠 아들래미는 6주 동안 바둑기숙학교에 들어갔다.

초등학교 저학년때부터 "바둑"을 하겠노라 길을 정한 조카놈은

원래는 중학교를 가지 않으려고 했다.

바둑만 공부 하기에도 시간이 모자르다는게 녀석의 주장이었다.

어찌어찌 설득해서 지금 중2가 되긴 했는데

아무래도 일반고등학교로에 진학하게 되진 않을 것 같다.

가만보면 이 녀석이 꼭 "응답하라 1988"의 택이 같다.

재능도 있어 편이라서 그 또래 아이들 중에선 top에 속한단다.

요즘은 이 녀석 생각을 많이한다.

어린 나이에 자신의 꿈을 찾는 것도 힘든 일인데

찾은것 뿐만 아니라 다른 잡념 없이 그 꿈 하나만 보도 달려가는 열정이 무섭다.

팔이 안으로 굽는다지만 이 녀석은 뭐가 되도 되지 않을까 싶다.

 

일곱명의 조카들을 생각하면 부럽기도 하고 안스럽기도 하다.

생각해보니 어릴 때 나는 내가 하고 싶은게 있어도 말을 하는 쪽이 아니었다.

다섯째 중에 넷째는 뭘 해도 묻히기 마련이라

가족 구성원의 관심을 받기가 여간해선 쉽지 않다.

오빠들는 남자니까,

언니는 첫딸이니까,

그리고 동생은 막내니까...

그게 내내 서러웠는대도 한 번도 표나게 티내지를 못했었다.

아마 티를 냈어도 그걸 받아줄 사람도 없었겠지만...

그래서 어릴 때부터 혼자서 속으로 삭이는 쪽을 선택했다.

그게 편하게 자의적으로 내린 결론이긴 했지만 사실 선택의 폭이라는게 없긴 했었다.

그래도 책 속으로 피신하는 방법을 빨리 찾아낸건 그나마 천만다행이다.

그래선가,

나는 가족과의 유대관계가 그리 깊은 편은 아니다.

한 번도 내 속을 다 드러내고 이야기한 적도 없고

앞으로도 그건 변하지 않을것 같다.

 

가족이란 이름의 낯선 부족.

외줄 위에서 균형을 잃지 않기 위해서는

적당한 거리감이 꼭 필요하다.

그래야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