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끄적 끄적...2016. 2. 1. 08:31

토요일에 남명렬 선생님이 출연하는 연극을 한 편 봤다.

그 사이에 두 어 편의 연극에 출연은 하셨는데 시간이 맞지 않아 넘겨었다.

그래서 개인적으론 아주 오랫만에 무대에서 보는거라 참 좋더라.

역시 연기는 두 말 할 필요도 없었고!

공연이 끝나고 잠깐 얼굴을 뵙고 책을 한 권 드렸다.

범범신의 <당신>

예전에 박범신의 <은교>가 출판됐을때 선물로 드리면서

나중에 이 소설이 연극으로 올려지면 꼭 "이적요"로 뵙고 싶다는 짧은 글을 남겼었다.

이번에는 이런 메모를 남겼다.

"은교"가 나이를 먹으면 꼭 "윤희옥"이 될 것 같고

"이적요"와 "주호백"은 너무나 닮아있다고...

사실은 그 사이에 한 권의 책이 더 포함되야 한다.

김현의 <내 젊은 날의 숲>

은교 -> 내 젊은 날의 숲 -> 당신

(이 순서로 책을 읽는다면 내가 지금 무슨 의미로 이렇게 말하는지 이해할 수 있을테다) 

 

2005년 학전 소극장에서 공연된 <에쿠우스> 때부터였으니

남명렬 선생님과 인연도 어느새 10년을 넘어선다.

출연하는 작품은 가능하면 다 챙겨보려고 애쓰는 편이고

공연을 본 다음에는 꼭 책을 한 권씩 선물로 드렸다.

예전에는 기사식당에서 밥도 먹고, 카페에서 몇 시간씩 이야기도 나누고 했었는데

요즘은 서로 바쁘다보니 공연 후 잠깐 뵙는게 전부다.

가끔 그런 말씀도 하신다.

이러다가 가지고 있는 책치 한 권도 안남겠다고...

(그럴 일은 아마도 없겠지만 만약그렇게 된대도... 뭐... 서운하진 않을것 같다.)

외람된 말이긴한데 내 마음 속의 멘토가 돼주시는 분이다.

솔메이트 같기도 하고...

 

토요일은 내 마음 속 멘토의 따뜻한 웃음을 봐서 행복했고

어제는 "복면가왕" 때문에 행복했다.

더 정확히 말하면 새롭게 가왕이 된 "음악대장" 때문에!

신해철의 "민물장어의 꿈"을 들으면서도 가슴이 철렁했는데

"Lazenca, save us"를 이 프로에서 듣게 될 줄은 정말 몰랐다. 

 

그냥...

음악대장이 뮤지션 신해철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해줘서 너무 고맙고 행복했다.

어제 오후는 그래서 신해철과 함께였다.

적어도 어제 하루만큼은 나도 신해철도 완벽하게 구원됐다.

진심으로.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