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끄적 끄적...2016. 2. 29. 09:18

요즘 급격하게 눈의 피로감을 느낀다.

아침에 일어나면 부어 있기도 하고

하루에도 몇 번씩 건조하고 아린 증상이 보인다.

라섹수술을 한게 거의 15년이 전이니 오래 버티오긴 했다.

눈을 좀 쉬게 해야하는데

병원에서 일하는 동안은 어두운 곳에서 모니터를 집중해서 봐야하고

늦게까지 책을 읽는 것도 눈의 피로도에 한 몫을 톡톡히 하고 있다.

안과를 가야하는데...

안 좋은 소리 들을게 뻔하니 자꾸 미루게 된다.

아침에 일어나서 오른쪽 눈을 가리고 왼쪽 눈으로 사물을 보면

사물들이 다 뭉개지고 흐려져있다.

어찌어찌 오른쪽 눈으로 근근히 버티고 있는데 이러다 사단이 나지 싶다.

병원에 가긴 가야 하는데...

안과뿐만 아니다.

2월에 스케일링을 하느라 치과에 갔는데

치료가 필요한 치아가 생겼다.

충치 그런건 아니고 잇몸이 약해서 치료해주는게 좋겠단다.

이렇게 소소하게 하나하나 고장이 시작되려나보다.

찹찹하기도 하고, 뭐 남들도 다 이러고 사는데 나만 특별하나 싶기도 하고...

솔직히 좀 맘이 좀 미묘하다.

 

어제는 창문으로 눈 내리는 모습을 오래 지켜봤다.

그야말로 푸짐하게 내리는 눈이었다.

동화마을 같기도 하고, 수묵화같은 세상이기도 했다.

바람의 방향에 따라 이리저리 흩어지는 눈발을 보면서

살짝 센치해지기도 했고,

읽고 있는 책때문에 우울하고 몽롱하기도 했다.

(서종환이라는 프로파일러가 쓴 <심리부검>이라는 책인데 자살한 사람들의 심리를 분석한 책이다)

다행스럽게도 내 멘탈은 형편없는 약골은 아닌것 같다.

책 속 인물에 쉽게 동화되긴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차없는 거리감을 유지한다.

 

냉(冷).

아마도 어제 하루종일 내 모습이 이러지 않았나 싶다.

그리고 그 속에 고요한 적요도 함께.

다시 시작된 월요일.

눈은 여전히 시위하듯 불편하다.

아무래도 안과 진료를 방아야만 할 것 같다.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