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끄적 끄적...2016. 8. 1. 13:45

오랫만에 쓰는 주말 풍경.

어제 언니가 다시 일본으로 이사를 갔다.

원래 2년 일정으로 한국에 들어왔었는데 형부 일이 빨리 마무리돼 4개월 일찍 들어갔다.

그래서 토요일에 언니, 형부, 나, 동생 넷이 오붓하게 송별회를 했다.

아직 이사갈 집이 정해지지 않아서 당분간은 호텔에 머물지만

예전에 살던 고베가 아닌 교토에 집을 구할거라면서 놀러오란다.

올 가을쯤에 한 번 다녀올 생각이다.

그동안 일본은 여러번 다녀왔어도 언니네 집에서 숙식을 해결하느라 매번 고베 근처만 머물렀는데

이번에 드디어 교토까지 진출하게(?) 됐다.

가을의 교토... 라니.

생각만으로도 참 좋다.

(개인적으로 일본에서 가장 좋아하는 곳이 교토다.)

 

 

주말에 "현각"스님의 기사를 보고 마음이 내내 쓰였었는데

오늘 본 기사의 내용은 달라 조금 다행스러워 하는 중이다.

놀랐었다.

현각 스님이 한국을, 한국인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기

한국을, 한국불교를 떠나겠다는 말이 내겐 엄청나게 충격적인 발언이었다.

게다가 그 기사가 나온 시점에 내가 읽고 있던 책이 현각 스님이 엮은 <부처를 쏴라>라는 책이었다.

독실한 카톨릭신자였던 그가 한국에서 스님이 되기까지는 숭산 큰스님의 영향이 컸다.

수행자의 삶, 구도자의 길.

한국불교가 참선의 길에서 벗어나 기업화 정신으로 무장한건 이미 오래전 일다.

(기독교만큼은 아니지만 불교의 세속화도 신물이 난다)  

종교라는게

왜 평화가 아닌 편파가 된건지 도무지 모르겠다.

아직까지는 나 스스로 기독교인이라고 말은 하지만

교회에 가지 않은지는 너무 모래됐다.

폭력적인 헌금강요에 치가 떨려서...

차라리 중세시대에 카톨릭의 면죄부 판매가 훨씬 인간적이란 생각이 든다.

종교라는거...

왜 이렇게 됐을까?

순수함도, 순결함도, 희생도, 긍휼함도 다 사라졌다.

주말 내내 책장이 넘겨지지 않았다.

 

오늘은 자현스님의 글에 맘이 씁쓸하다.

물론 현각스님의 지적이 100%로 옳다는 뜻은 아니지만

종교인으로서 같은 종교인을 향해 빨대 운운하며 비방하는 것 역시 도에 지나친 행위다.

스님과 신도의 관계는 평등관계가 아니라는 말 또 한 위험하다.

그 말의 뉘앙스는 마치 신도들 위에 스님들이 있다는 수직관계의 서열로 이해될 수도 있다.

수평관계라는건 신도와 종교인 사이에서 사용될 단어는 아닌것 같다.

신도와 신도, 종교인과 종교인 사이라면 몰라도.

 

배려와 이해가 몰살된 종교가 신도들에게 줄 수 있는건 아무것도 없다.

지금 필요한건 내가 옳고 네가 틀리다는 이분법적인 마녀사냥이 아니라 

근본부터 살피는 자성(自省)과 변화가 아닐까?

하지만 이것 또한 결코 이뤄지지 않을 걸 안다.

 

종교는...

결국 아편에 불과한걸까?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