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끄적 끄적...2014. 8. 6. 07:42

일본에서 온 언니가 지난 주말부터 계속 우리집에 와있다.

그래서 요즘 정말 열심히 언니랑 조카 접대 중인 나. ^^

부랴부랴 퇴근해서 홈플러스에 들르는게 중요한 일상이 됐다.

게다가 주말에 광주 친가에 다녀온 조카가 몸살이 났는지 집 밖으로 나가지도 못하고 끛끙 앓았다.

이제 좀 회복해서 먹는것도 재잘거리는 것도 잘 해서 다행이다 싶었는데

이번에는 언니가 열이 난다.

가지고 있는 해열제를 먹이고 이불을 덮어주고 출근했는데 걱정이다.

새벽부터 일어나 이것저것 챙기고 정리하고 있는데

물끄러미 바라보던 조카가 한 마디 한다.

"이모! 이모는 태어날때부터 그렇게 착했어요?"

순간 멈짓했다.

내가 얼마나 못되고 이기적인 사람인지 너무나 잘 아니까...

"가족이쟎아. 이모도 일본가면 엄마가 이모한테 정말 잘해주쟎아"

얼버무리는 내게 조카가 또 한 마디 한다.

"그래도 이모는 정말 너~~~무 잘해주쟎아요."

그랬구나...

조카 눈에는 내가 그렇게 보였구나.

홈그라운드의 이점(?)을 감안하더라도 그렇게 보였다니 참 다행이다.

 

이제 다음주 월요일이면 두 사람은 일본으로 돌아갈거고

그리고 일주일 후면 다시 미국으로 떠나게 될 조카와 언니.

딸을 UC 버클리 기숙사에 맡기고 일본으로 돌아와야하는 언니의 마음이

미리부터 걱정되고 안스럽다.

언니와 조카가 돌아가면

한동안은 나도 많이 허전하고 아프겠다.

"혈연관계"란 그런건가보다.

한없이 끌어당겨지고, 한없이 안스럽고, 한없이 그립고, 한없이 걱정되는 그런 거.

사실 나는 그 "당김"을 많이 부담스러워하는 편인데

지금은 그저 짠하고 아득하다.

 

몸살이란 놈.

지금 조카를 거쳐 언니에게 찾아온 이놈이

아마도 다음주쯤에는 내게 진을 칠 것 같다.

싸우든, 이기든 어쨌든 앓을 준비를 미리 해둬야겠다.

아주 조용히.

그리고 기꺼이 혼자서...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