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끄적 끄적...2014. 11. 13. 08:25

나는 알콜과 별로 친하지 않다.

지금껏 살면서 아무리 속이 상해도 술을 마시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적도 없고

뜨거운 여름날에도 시원한 맥주 한 잔이 간절했던 적도 없었다.

어째다 회식자리에서 조금 마실 때도 있지만

(그야말로 아주 조금! 남들이 보면 마셨다고 인정하지도 않을 정도)

다음날이면 어김없이 두통과 메스거림에 고생하게 된다.

그래서 혼자서 나는 알콜분해능력이 없는 사람인가보다 생각했다.

 

그런 내가!

요즘 좀 친해지려고 노력하는게 있다.

바로 레드 와인.

프랑스의 보르도나 부르고뉴 와인의 숙성된 타닌맛을 알기까지는 꽤 오랜 기간이 걸리겠지만

조금씩 시작해보고 있다.

이 와인이 나를 와인홀릭의 세계로 인도해줄지는...

아직까지는 모르겠다.

 

내가 선택한 첫번째 와인 Concord Grape wine.

와인을 시작하는 초보자들이 많이 찾는다는 sweet red wine이다.

원산지는 칠레와 더불어 대량생산의 강국인 미국.

알콜함량은 11%.

솔직히 말하면 이 와인을 거의 3주나 걸쳐 마셨다.

처음이라 어떨지 몰라 150 ml 정도를 마셨는데 바로 기절했다.

일반적으로 하루에 4~5시간 정도 자는 편인데

무려 10시간이 지나버렸다.

일요일 아침이라 다행스럽긴했는데 블랙홀같은 공간에 다녀온 느낌이었다.

시간이.... 그야말로 감쪽같이 증발돼버렸다.

처음 맞닥드린 경험이라 사실 많이 당황스러웠다.

이래서야 와인과 친해질수 있을지 심히 걱정스럽다.

 

그냥 개인적인 느낌은,

sweet wine의 경우 차게해서 빨리 마시는게 좋을것같다.

산소에 노출되면 금방 산화되서 뭔가 좀 모호한 맛이 입안에 남더라.

(정말 아무것도 모르고 하는 소리지만... ^^)

다음번엔 살짝 무거운 와인을 마셔볼까 생각중이다.

물론 주말에만.

 

조용한 음악을 틀어놓고 혼자 고요히 마시는 와인.

나쁘진 않더라.

아니 오히려 넉넉하더라.

그래서 더 와인과 친해지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건지도 모르겠다.

어쨌뜬 지금은 친해지려고 아주 조심스럽게 다가가는 단계.

 

연예의 시작이다.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