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목소리 큰 사람을 싫어한다.
부당함에 대해 정당하게 말하는건 환영이지만
소리의 데시벨을 무기로 들이미는 사람을 보는건 견디기 힘들다.
그리고 말이 많은 사람도 버겁다.
그 말 속에 정보가 있다면 모르지만
허접한 이야기를 주절주절 지껄이는 사람을 보면
담배꽁초같은 텁텁함에 가슴까지 꽉 막힌다.
때로는 마지 못해 대꾸를 하지만
거의 대부분은 듣는 시늉만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주받은 기억력(?)은
집중하지 않아서 수집된 몇 몇의 단어로 이야기의 아웃라인은 완성된다.
가끔은 그런 생각도 한다.
말을 잃은 것고, 시력을 잃는 것, 청각을 잃는 것 중에
내겐 어떤 게 더 치명적일지를...
조금 오래...
침묵하게 될 것 같다.
나쁘지 않다.
불필요한 말로 인한 곡해도, 오해도 없을테니까.
묻고, 답하고, 이유를 말하고, 이해를 바라고...
이 모든 것들에 슬슬 넌더리가 난다.
조금 조용히 지내도
이제는 괜찮을 것 같다.
입은 닫고, 귀는 열고.
그게 당분간은 답이 될 것 같다.
지치지 말고 잘 견디자.
Lu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