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후 끄적끄적2011. 9. 15. 08:37
이스탄불에 도착하자마자 숙소에 짐을 던져놓고 달려나와 찾아간 첫번째 장소!
성소피아 성당으로 불리기도 하는 비잔틴 건축의 최고 걸작품 아야소피아.
서기 325년 건축을 시작해서 360년 완성된 그리스 정교의 총본산으로 숭배받았던 성스러운 곳이다.
중간에 화재와 혁명으로 소실돼 416년. 537년 두번의 재건을 통해 지금과 같은 모습을 갖게 되었단다.
게다가 한때는 이슬람 사원으로 개조되는 비운을 겪었고
그때 벽면의 성화 모자이크들이 회벽으로 덮이면서 훼손되고 말았다.
들어서는 순간 엄청난 규모에 일단 압도당한다.
그리고 기독교와 이슬람교의 묘한 대치와 융합은
신묘하고 장엄한 기운마저 느껴진다.
눈으로 실제 보고 있는데도 믿어지지가 않는다.
도대체 이 거대한 건물을 어떻게 만들었을까?



거대힌 중앙 돔을 중심으로 커다란 원판에는 이슬람 문자가 새겨져 있다.
그 위에는 기독교 프레스코화가 그려져 있다.
천장에는 성모상을 중심으로 오른쪽에 훼손된 미카엘 천사가
왼쪽에는 가브리엘 천사가 그려져 있다.
미흐람 옆의 계단은 설교단인 뮘베르 (Mimber)이고 왼쪽은 술탄이 앉던 자리다.
1층 본당 한켠에는
"마리아의 손 모양" 또는 "땀 흘리는 기둥"이라고 불리는 기둥이 하나 있다.
기둥의 움푹 패인 곳에 엄지 손가락을 넣고 손을 떼지 않고 원을 그리면 소원이 이루어 진단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소원을 빌었는지 동판이 다 반질반질하다.
(소심한 여행자도 한 번 시도해봤다. 되더라... ^^)




손상이 심하긴 하지만 책에서 봤던 유명한 모자이크가 그려져 있는 곳이 바로 아야소피아다.
2층 하얀 대리석으로 만들어진 "천국의 문"을 지나면 볼 수가 있는데
예수를 중앙에 두고 오른쪽엔 세례 요한이 왼쪽엔 성모 마리아의 모습이,
그 옆에는 요하네스 2세와 황후 이레네가 마리아와 예수에게 공물을 바치는 모습이 그려져있다.
훼손이 심하긴 하지만 저물어가는 저녁햇살 속에서 보는 모자이크화는 
장엄한 성스러움이 느껴졌다.
1층 출입구 뒤쪽에 있는 프레스코화를 놓치는 관람객이 많았는지
거울을 통해 볼 수 있게 만든 배려에도 감동받았다.
덕분에 가던 길을 돌아서 한참을 바라봤다.







터키에 있는 동안 종교의 힘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됐다.
우스개 소리로 본전의 힘으로 여행을 하노라고 말했는데
본전의 힘은 종교의 힘에 비하면 힘이라고 말할 수도 없을 것 같다.
확실히 종교는 가장 무서운 무기이자 권력이다.


4개의 미나레는 모양이 달라서 궁금해했는데
각각 다른 술탄에 의해 세워져서 그렇단다.
미나레도 그렇지만 건물 안과 밖이 주는 느낌이 확연히 달라서
내가 지금 같은 건물을 보고 있는 건가 수없이 의심했다.
외부에서 느껴지는 외경심과 내부에서 느껴지는 외경심은
정확히 표현할 방법이 없지만 동일하지 않다.

터키는...
참 묘한 곳이다.
가기 전에도 막연한 신비가 있던 곳이었지만
가서 직접 눈으로 보는데도
신비감이 여전했다.
여행을 마친 지금도 그 신비감은 도무지 줄어들 기미가 없다.
이 나라는 도대체 나를 어디까지 끌고 갈까?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