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후 끄적끄적2011. 9. 23. 06:42

카파도키아는 넓은 지형때문에 그런지 유난히 tour라고 이름 붙여진 것들이 많다.
green tour, red tour, blue tour, rose valley tour, balloon tour, motorbike/scooter tour, turkish night tour 등.
tour를 진행하는 에이전시 사무실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심지어는 이스탄불에서도 카파도키아의 각종 tour를 예약할 수 있을만큼
터키여행의 key point이자 주력관광지다.
실제로 터키 현지인들도 우리가 제주도 여행하듯 이곳을 많이 찾는다고 한다.
특히나 이슬람 명절인 바이람 기간때는 야간버스 구하기도 쉽지 않아 미리부터 예약을 해야할 정도.
나도 역시 바이람 끝난지 며칠 지나지 않아서인지 야간버스 예약이 full이라 카파도키아에서 하루 더 머물수밖에 없었다.
(덕분에 파묵칼레에서 셀축, 에페스로 넘어가지 못하고 바로 이즈미르 공항으로 이동해야만 했다)
전화위복이됐는지 다행히 좋은 사람들을 만나 함께 여행하는 특별한 기억을 만들었다.
유명지라지만 그래도 아직까지는 우리나라 유명관광지같은 번잡함과 과대포장이 느껴지지 않는다.





Rose Valley Tour!
카파도키아의 상징 중 하나인 로즈밸리를 돌아보는 도보 투어.
개인적으로 소박한 기대를 가지고 있었다.
머물고 있는 이쉬타르 팬션 로스밸리 투어(15TL)가 유명해서
다른 팬션의 여행객들도 개인적으로 많이 참여한다고 해서 더 그랬는지도...
지금은 조금 성격이 달라진것 같은데
예전에는 꽤 넓은 지역을 걸어다니면서 바위 교회 몇 군데도 방문하고 석양을 감상하기도 했단다.
이쉬타르 주인장 파파가 연세가 많아서 지금은 아들과 손자가 대신 진행을 하는데
특별한 설명없이 어둑한 길을 그야말로 묵묵히(?) 올라간다.
(광활한 벌판 위에 주인을 따라 올라가는 소떼같다는 생각을 잠깐 했었다.)
파파가 예전에 괴레메 야외박물관 직원이어서 이 지역을 소상히 알고 있어
로즈밸리 투어때도 관련된 이야기를 많이 해서 참가자들의 만족도가 특히 높았던 모양인데
아들과 손주는 좀 과묵한 편인듯 ^^
특히 아드님은 정말 묵언수행하시는 분같다.
그래도 풍경 하나만으로도 아쉬울 것 하나 없는 rose valley!



석회와 철분, 황이 함유되어 있어 붉은 색을 띄는 rose valley.
붉은 석양에 더 붉게 물드는 모습은 올라가는 발걸음을 감탄과 경이로움속에 자꾸 멈추게 했다.
저녁 6시 30분에 출발해서 정상에 올랐을 땐 이미 해가 졌지만
그 나름대로 운치가 있어 나쁘지 않았다.
작은 모닥불을 피우고 참가자들이 둘러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 받는 것도 좋았고
특히나 별이 총총히 뜨는 하늘을 보면서 서로 아는 별자라를 찾아보는 것도 재미있었다.
그런데 그날 우리가 찾은 별자리가 다 맞기는 했을까?
특이하게도 이날 투어는 전부 한국인만 참여해서 더 각별했던 것 같다.
(한국인만 석양에 대한 로망이 있는 건가???)



맛있다고 소문이 자자한 에페스 맥주와 와인, 과자과 땅콩으로 간단히 배를 채웠고
모닥불이 점점 사위어가면 감자를 묻어두고 기다린다.
붉은 rose valley에서 별과 달을 보면서 먹는 구운 감자 맛은 일품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손에 품고 있으면 정말 따뜻하다.
자신의 한국 이름이 "원빈"이라고 말하는 파파 손자때문에 유쾌하게 웃었다.
(과묵한 청년이 어두워지니까 점점 개그 본능을 ^^;;)
낯선 이국땅에서의 한국인과의 저녁 시간!
좋은 추억이었고 좋은 인연이었다.
가장 많이 걷고, 가장 많은 사람들을 만났던 카파도키아.
더 오래 머물르면서
더 오래 걷고, 더 오래 둘러보고 싶은 곳임에 분명하다.
끝나지 않을 터키의 신비!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