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10. 12. 21. 06:33
백만년 만에 다녀온 클래식 음악회.
5~6년 전에 예술의 전당에서 피아노 연주를 듣은 게 마지막 클래식 공연이라
어디까지나 나 때문에 조금 걱정스러웠다.
Anima 라니 여성 맴버들로만 구성됐을텐데
너무 부드럽고 유해서 혹시라도 꿈나라를 여행하지나 않을까 싶어서....



<Program - " Eight Seasons">

A. Viavldi "The Four Seasons"
   -
Concerto No. 1 in E major, Op. 8, ‘Spring’
    - Concerto No. 2 in G minor, Op. 8, ‘Summer’
    - Concerto No. 3 in F major, Op. 8, ‘Autumn’ 
    - Concerto No. 4 in F minor, Op. 8, ‘Winter’


B. Piazzolla "The Four Seasons"

    - Primavera portena (항구의 봄) 
    - Verano porteno (항구의 여름)
    - Otono porteno (항구의 가을)
    - Invierno porteno (항구의 겨울)

바로크 음악을 대표하는 비발디와 현대 탱고음악을 대표주자 피아졸라의 사계.
프로그램을 보면서 살짝 가슴이 설랬다.
바이올리니스트 조영미 교수가 제자들과 함께 만든 바이올린 앙상블이라고 한다.
조영미 3남매는 "조트리오"를 만들어서 함께 공연을 하기도 했다.
(피아니스트 조영방, 첼리스트 조영창, 바이올리니스트 조영미)
1부는 신민경, 이승연, 김유리, 최고은의 협연으로 비발디 사계를
2부는 조영미 교수가 메인 바이올린 주자로 나서 아니마 체임버와 피아졸라의 사계를 연주했다.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곡을 연주할 때는 연주자들도 부담감이 있겠구나 싶다.
아마도 협연자들이 그러지 않았을까?
이미 훌륭한 명반들도 많이 나와 있는 상항이니까...
1부는 기대했던 것보다 조금 미흡한 공연이었지만 (내가 그런 평가나 내릴 주제나 되는진 모르겠지만... ^^;;)
바이올린과 콘트라베이스, 더블베이스로만 구성된 비발디의 사계를 듣는 것도 나쁘진 않았다.
2부 피아졸라는 참 좋았다.
연주자들도 꽤 많았고 악기도 제법 많이 구성돼 풍성한 소리가 느껴졌다.
둔탁하면서 날카롭게 시작된 메인 바이올린 연주는 색다른 탱고의 느낌을 안겼다.
제일 호응이 좋았던 무대는 앵콜 연주 무대.
센스있게 크리스마스 캐롤을 연주했다.
특히나 남자 베이스 연주자 한 분이 자기 체격과 꼭 잘 어울리는 조그마한 벨들(? 무식의 소치다...)을 흔들며
흥을 돋우듯 "헤이~~!"하고 외쳐서 관객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했다.
 
한동안 너무 뮤지컬과 연극만 눈과 귀에 담았던 것 같다.
어쩌면 1부를 집중하지 못한 게 꼭 연주의 탓만은 아닐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어째뜬 편식이든, 편애든 한쪽으로 치우치는 게 그닥 바람직하지 않은 일인데...
열심히 기회를 만들어서 연극, 뮤지컬을 본 것 처럼
클래식한 무대도 종종 찾아가야 겠다.

처음 가본 세종 체임버홀에서의 연주.
나쁘지 않았다.
아니 그보다 훨씬 더 좋았다.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