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후 끄적끄적2018. 12. 5. 08:35

류블라냐 시청사 근처에 빨간 버스가 서있었다.

만화같은 그림이 그려져 있어서

놀이시설인가?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입구에서 들여다보니 도서관이더라.

세상에나...

이렇게 귀엽고, 이쁘고, 깜찍한 이동 도서관이라니!

 

 

사진 찍어도 되냐고 물었더니 괜찮단다.

일단 책이 엄청나게 많아서 맘에 쏙 들었고,

(내가 읽을 수 있는 책은 한 권도 없겠지만...)

넓찍한 내부도 아늑하게 잘 꾸며져 있었다.

자리잡고 앉아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도 있었는데

제일 뒷쪽엔 꼬마녀석 세 명이 앉아 있었다.

책에 빠져 있는 모습,

책을 고르는 모습,

잠까 고개를 들어 이방인을 쳐다보는 모습,

다 예쁘고 사랑스러웠다.

(불쑥 나타난 낯선 이의 시선이 불편했다면 정말 미안!)

 

 

류블라냐 여행은 프레셰렌 광장이 그 시작이란다.

그래서 마지막 여정도 그곳에서 마무리를 했다.

마지막으로 들어간 성 프란체스카 성당은 예배 준비가 한창이었고

고해소 안으로 한 줄기 빛이 내려가는 모습이 성령의 은사같아 절로 거룩해졌다. 

어둠이 내린 광장은 좀 무서웠고,

시인 프레셰렌 동상도 많이 괴기스럽긴 했지만

(특히 위에 있는 저 여인...)

그 또한 마지막의 여운으로는 나쁘지 않았다.

세 번을 류블라냐로 돌아왔으니 나름의 "정"이라는 것도 들었을텐데

그 정을 미련없이 떼고 가라는 의미인가보다... 생각했다.

 

긴 하루의 끝과.

슬로베니아 여행의 끝은,

달콤하고 시원한 젤라토로 달랬다.

나쁘지 않은 엔딩 크레딧.

시원하고 또 달콘하여라...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