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교롭게도 내가 여행했을때가
류블라냐 축제 기간이었다.
그래서 거리 공연과 소소한 이벤트들을 심심치 않게 봤다.
오픈 키친 마켓을 지나 음악소리가 나는 곳을 찾아 걸었더니
시청사 앞에서 거리공연을 하더라.
네 명의 뮤지션이 꾸미는 연주와 노래.
그런가보다 하고 지나치려고 했는데
노래 실력이 상당하다.
그대로 발이 묶여 한참을 감상했다.
4인조 밴드의 흥도 흥이지만
무대 앞에서 춤을 추는 꼬마들의 흥이 엄청났다.
밴드도, 아이들도, 아이들의 부모도, 모여있는 사람들도
다 얼굴에 엄마미소를 짓고 있다.
아이들의 흥은,
남들 시선 따위 안중에도 없다는듯 자유로웠다.
그래서 좋았고,
그래서 부러웠다.
말의 언어가 아니라
몸의 언어로 말하는 사람들을 보는건 언제나 수줍다.
그게 노래든, 연주든, 춤이든, 그림이든,
또 다른 무엇이든...
몇 개 단어 속에서 허우적거리는 내겐
기를 써도 닿을 수 없는 미지의 세계다.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고.
어쩌면 앞으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