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6시.
돌아다니기 딱 좋은 시간이다.
하늘이 흐리긴 하지만 당장 비를 뿌릴 정도는 아니다.
우산을 챙겨들고 호텔을 나섰다.
"The brave men did not kill dragons, The brave men rode them"
그런가????
dragon은 커녕 brave men도 본 적이 없어서...
사실 내고자 했던 곳은.
류블라냐에 도착한 첫 날 너무 맛있게 먹은 젤라토 가게였다.
밤 늦은 시간에 우연히 들어간 곳이라 가게 이름을 몰라서...
대성당 뒤 어디쯤인인 것 같았는데... 아닌가보다.
결국 못찾았다.
대신 오픈 키친 마켓(Open Kitchen Market)을 찾았다.
찾았다고 표현은... 사실 적절치 않다.
중앙시장 쪽으로 워낙 크게 열려서 못보는게 더 이상하다.
Open Kitchen Market은
3월 중순부터 10월까지 매주 금요일마다 열리는 일종의 food festival이다.
어쩌다보니 류블라냐의 마지막 날이 금요일이어서 마주쳤다.
이런 행운이...
심지어 아무도 대충 만드는 음식도 아니다.
50여 명의 유명 세프가 직접 눈 앞에서 조리해준다.
하긴 유명해도 내게 그들은 무명씨(無名氏)일 뿐이지만.
잘 됐다.
저녁은 여기서 해결하는걸로!
채식주의자는 아니지만 고기를 빼고 찾으니 선택지가 별로 없다.
몇 바퀴 돌고 돌아 고른 음식은 "팟타이"
고백하자면 내 생애 처음 먹는 팟타이였다.
혹시라도 향신료 냄새가 날까봐 걱정했는데 다행이다..
숙주나물에 두부, 새우, 견과류 토핑까지 잔뜩 들어있어서
고기가 별로인 나같은 사람에겐 취향저격 음식.
가격도 5유로라 아주 착했고,
양은 내 기준으론 좀 많은 편이었지만
사람 구경, 음식 구경하면서 천천히 다 먹었다.
이번 여행에서 가장 배부르게, 가장 맛있게 먹은 한끼였다.
만약 류블라냐 여행을 계획한다면
금요일 오픈 키친 마켓을 꼭 가자.
다양한 맛과 향이 다 모여있으니까.
심지어 흥까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