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09. 10. 13. 06:35
정말 한참을 가슴 두근거리며 기다렸던 뮤지컬
몇 달 전에 예매를 해놓고 빨리 10월이 오기만을 바랬었는데...
2001년 초연 이후 9년만의 귀환.
정말 많이 기다렸던 Phantom of the Opera



이 뮤지컬의 특징
캐스팅을 공연 당일 공개한다는 사실
굳이 알려고 들면 알 수도 있다고 하는데
뭐 꼭 그럴 필요는 없는 것 같고.
왠지 phantom스러운 전략같아 그 느낌도 나쁘지 않다.
누구의 캐스팅이든 이 뮤지컬에 주요 등장인물이 됐다면
그래도 기본 이상은 될거라는 믿음도 있고...



10월 11일 저녁 공연의 캐스팅
양준모 phantom, 최현주 크리스틴, 홍광호 라울, 윤이나의 칼롯타.
양준모의 phantom이 정말 궁금했는데
이런 모습이었구나......
전체적으로 양준모 phantom은 아직 뭔가를 남겨두고 있다는 인상,
지금껏 내가 봤던 배우 양준모의 모습과는 확실히 다르다.
꽤나 조심하고 있다는 느낌 .
분노와 절규를 충분히 표현하지 못하는 듯 했다.
action이 유머러스하게 느껴지는 부분도 조금 있었고...
이블데드와 프랑켄슈타인을 가끔씩 생각나게 한다.
(바닥을 기어다니는 건 너무 코믹했다. 미안하지만 왕꿈틀이가 생각났다...
 마지막 크리스틴과의 키스씬에서 심하게 허우적 대던 팔도 그렇고
 애절한 씬에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는 건 상당한 비극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크리스틴과의 듀엣곡 <Phantom of the opera>,
솔로곡 <The Music of the night>는 참 좋았다.
아주 상당히 양준모스러운 Phantom을 볼 수 있었기에...
2막의 <돈 주앙의 승리>라는 극 중 오페라에서의 팬텀의 목소리도 참 좋았다.
몇 부분에서 길을 잘 찾아낸다면
아마도 꽤나 괜찮은 phantom을 공연기간 중에 꼭 만날 수 있을 거란 기대를 하게 만든다.

크리스틴 "최현주"
일본 사계에서 그녀를 놔주지 않았다고 하는데 그 이유를 너무나 잘 알 것 같다.
(그녀는 다시 사계로 돌아간다는 조건으로 이 공연에 참여하게 됐단다.) 
목소리와 연기, 그리고 춤까지...
그녀의 크리스틴은 훌륭했다.
다시 한 번 꼭 보게 될 수 있기를...
<Think of me>를 듣는 순간 "와~~ 그녀! 아찔하게 멋있다"
확신했고 감탄했고 그래서 기뻤다.
묘지에서 부른 <wishing you were somehow here again>과
2막에서 라울과 팬텀의 대결에서의 그녀 모습과 목소리
오래오래 담길 것 같다.
그리고 역시나 극 중 오페라 <돈 주앙의 승리>에서 보여준 팜프파탈적인 모습까지
꽤나 관능적이고 유혹적이었던 그녀의 시선과 손끝



라울의 "홍광호"
노래를 잘 하기로 유명한 홍광호!
아마도 1년 여의 공연 기간 중에 홍광호 Phantom이 새롭게 등장할테지만
그의 잘 부르는 목소리를 이 곳에서 확인하기엔 좀 부족한 것 같다.
<홍지킬>의 모습을 기억하는 나에게 라울은 뭐랄까 그의 옷이 아닌 것 같다.
이상하지?
2001년도의 류정한 라울은 그 존재감이 엄청났었는데
(오히려 팬텀보다 더 인기있었고 유명세를 탔던 류라울)
2009년 라울은 약간 묻히는 느낌이다.
그리고 다른 배우들과 함께 부르는 노래에서는 여지없이 그의 목소리가 묻혀버린다.
물론 <All I Ask of you>는 훌륭했고.
(이 노래를 부르면서 묘하게도 나는 최현주 크리스틴이 발란스를 잘 맞추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왜 그렇게 살이 오른거지?
난 더 샤프하고 날렵한 라울을 기대했었는데...
그래도 지하 미궁에서 올가미에 묶여있던 그의 자태(?)는
상당히 알흠다웠다 ^^
(살짝 새디즘적이기도 했지만...)
문득 궁금해진다.
"정상윤"의 라울은 어떤 모습일지...

피르맹 "김봉환"과 앙드레 "서영주"
그야말로 브라보였다.
영원한 비극적 인물 베르테르 서영주의 극 몰입력은 여기서도 빛을 발한다.
그는 알면 알수록 참 여러가지로 궁금한 배우다.
익살스러웠던 두 사람으로 인해 이 뮤지컬은 감칠맛이 더한다.
(믿어질까? 오페라의 유령에 감칠맛이라는 게... 그런데 진짜 그렇다)
칼롯타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부르던 <Prima Donna>
재미있었어요. 두분 덕분에 ^^
초반 두분이 만든 집중력을 뒷부분 합창이 좀 무너뜨려주긴 했지만...
2막을 여는 <Masquerade>도 그들이 멋지게 시작해줬다.



9년전 공연에 비해
가사가 조금 낮설게 느껴진다.
그리고 레이에와 르 페브르는 너무 코믹하게 설정이 된 것 같고...
마담 지리의 포즈가 좀 부족한 것 같다는 인상.
어쨌든 이 뮤지컬 결말의 키를 쥐고 있는 사람인데...
어쩌면 2001년도 마담 지리가 너무 강하게 각인됐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팬텀에서 입맞춤 하는 크리스틴.
그녀는 그 입맞춤 하나로 결국 2개의 사랑을 완성시킨 셈이다.
그리고 팬텀은 그녀를 잃었지만
노래의 날개는 계속 그녀에게 남겨졌으니
어쨌든 "끝나버린 노래"는 아닌 셈.

다음주에 다시  관람하게 될 때
내가 어떤 느낌으로 변하게 될지도 사뭇 궁금하다.
은근히 버닝 중인가?

매번 생각하는 건데,
엔드류 로이드 웨버는 천재가 확실하다.
자신과 사라 브라이트만의 관계를 은근히 빗대 만든 뮤지컬
<Phantom of the opera>
그에게 외모가 아무래도 약점이긴 했나 보다.
하지만 어쨌든 이 뮤지컬로 그도 완변하게 변신한 셈이다.
세계 4대 뮤지컬 중 3개를 만들어낸 사람.
살아있는 뮤지컬계의 신화 앤드루 로이드 웨버!
<Phantom of the opera>가 무대에 오를 때마다 그의 심장은 매번 새롭게 떨리겠다.
거기서 자신의 모습을 찾게 될테니...
"돌이킬 수 없는 길..."
Phantom of the Opera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