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후 끄적끄적2012. 10. 10. 08:30

사실 일본에 여행갈때마다 꼭 보고 싶었던 게 있었다.

일본 전통이 가득한 가게(?)들이 모여있는 길을 걸어가는 것.

가능하다면 대대로 대물림된 가게들을 보고 싶은 바람도 있었다.

예전에 청수사에 갔을 때 그 길이 잊혀지지 않았었다.

상업적인 냄새가 살짝 풍기긴 했지만 첫대면이 좀 신기하고 신선했다.

비록 태풍때문에 그 바람을 이루진 못했지만

그래도 짧은 일정 속에서도 눈에 담긴 곳이 몇 군데 있어서 카메라에 담아봤다.

 

일본의 부채 가게.

내 눈엔 오로지 부채만 파는 가게가 있다는 게 좀 믿겨지지 않았다.

(부채만 팔아서 유지가 가능해? 사는 사람도 별로 없던데...)

앙증맞기도 하고 고급스럽기도 해서 기념으로 사볼까 하고 가격을 보고 놀랐다.

수작업으로 만든 부채라는 가격이 장난이 아니다. 

심지어 기백만원하는 부채도 있다.

이런 고가의 부채라면,

부채만 팔아도....

충분히 유지되겠디...

 

아라시야마에서 들어갔던 찻집.

입구부터 고풍스러웠었는데 안에 들어가니 거의 목조로 되어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약식 기모노를 입고 손님을 맞이하는 모습도 일본스러웠고

내부는 좀 어두웠지만 벽 한 면이 통창으로 되어 있어 창가쪽은 햇살이 충분히 들어온다.

한 공간에 분리된 두 개의 세계가 공존하는 것처럼 느껴져 혼자 살짝 신비로워했다.

쏟아지는 햇살을 보니 실제로 몽환적이기도 했고... 

일본이라는 나라는,

좁은 공간을 참 잘 활용하는 것 같다.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으면 그 작은 공간들에 사연이 있을 것 같아 귀를 기울이고 싶다.

어쩌면 나 혼자 이야기를 만들고 있었는지도...

 

일본 기모노를 파는 가게가 있어서 잠깐 들어가봤다.

옷걸이(?)에 걸려있는 걸로는 도대체 어떻게 제거 옷이 되는지 이해가 안 됐는데

마치 입어보는 사람이 있어서 이해를 했다.

와! 기모노라는 옷.

정말 엄청나게 복잡한 옷이다.

단지 보는 것만으로도 힘겹다.

그래도 옷 자체는 생김이나 문양이 퍽 예술적이다.

하나쯤 갖고 싶긴 했지만 아마도1년 365일 옷걸이에 곱게 걸려만 있을거다.

카메라에 담는 것으로 만족 ^^

 

  

와관상 전혀 꽃집 같지 않은 꽃집이랑,

(flower란 단어가 있음에서 불구하고 도대체 저 가게는 뭘 파는 곳일까 궁금했었다.)

개인적으로 너무나 좋아하는 베이커리 가게.

이건 식성(?)과 관련된 게 아니라 어디까지나 미학적인 즐거움이다.

이쁜 빵이나 케익을 보고 있으면 그냥 기분이 마구 좋아진다.

거기에 금방 구은 빵냄새까지 가세를 하면 그야말로 보는 것만으로도 포만감 그득이다.

반짝 날씨가 좋았을 때 걸어다니다

절인 오이를 나무젓가락에 꽂아서 시원한 얼음물에 담궜다가 파는 걸 봤다.

적쟎은 문화적 충격이었다.

우리나라에서 등산할 때 수분보충하려고 오이를 가지고 가는 건 많이 봤지만

절임 오이라니...

그것도 뭐 핫바처럼 나무젓가락까지 끼워서...

먹어볼 마음까지는 안 들지만 뭐 생각해보니 나쁘진 않을 것 같다.

짤짤하니 맛있을 수도...

 

이번 일본 여행은 거의 허당의 수준이라 기록할만한 내용도 없긴 하지만

어쨌든 다음 여행을 기대케하는 아쉬움은 있었다.

그대로 다행이지 않나!

내내 집에만 있었던 건 아니고 색다른 걸 보기도 했으니 말이다.

게다가 여행가서 태풍을 정통으로 겪는 것도 결코 흔한 경험은 아닐테니까.

지진 아닌 것도 다행이고 ^^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