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후 끄적끄적2013. 11. 28. 08:18

조카들이 친구들 기념품을 사야 한대서 이집션 바자르를 찾았다.

2년 전에 그랜드 바자르에 갔을 때

엄청난 규모와 미로같은 길때문에 공황상태에 빠졌떤 기억때문에

이번 여행에서는 아예 찾아가지도 않기로 했다.

(여기서 조카들 잃어버리면... 대책 없다!)

바자르를 찾은 메인 목적은 분명 기념품 구입이었는데

어쩌다보니 로쿰가게에서 오랜 시간을 보냈다.

설탕으로 만든 로쿰은 가격도 저렴하고 5상자를 사면 1상자는 그냥 주던데

꿀로 만든 로쿰은 커다란 덩어리에서 하나하나 잘라 kg 단위로 판매하더라.

"ARSLAN Baharat"라는 곳에서 꿀로 만든 로쿰 3상자와 설탕 로쿰 7상자를 구입했는데

여기 일하시는 분들 쇼맨쉽이 정말 장난 아니다.

프로페셔널의 극치~~~!

직접 먹어보라며 로쿰을 얼마나 많이, 계속 잘라주던지 나중엔 배가 다 부를 지경이었다.

배부르다고 하는데도 계속 로쿰을 잘라주던 조지 크루니 닮은 아저씨는 센스가 대단했다.

우리가 느끼게 하는 걸 알았는지 어느 틈에 시원한 물까지 가져다 주더라.

로쿰 하나하나의 재료도 열심히 설명해주고 이것 저것을 아주 잰틀하게 알려줬다.

눈썹이 붙은 젊은 총각(?)은 표정과 행동이 너무나 재미있고 유쾌해서 한참을 웃었다.

나중엔 보스라는 분까지 합세하셔서 조카들이랑 사진도 찍었다.

꼭 페이스북에 올려달라고 주소 적은 명함까지 여러 장 받았는데

그 자리에선 그러겠노라 했는데 결국 약속은 못지켰다.

아날로그 감성 풍부한 내가 페이스북을 아직 안해서...

(그렇다고 이분들한테 사진을 보내드리자고 페이스북을 할 수는 없고!)

 

예전에는 6시 30분에 문들 닫았던 것 같은데

지금은 7시 30분이 close time이라 여유있게 둘러볼 수 있어서 좋았다.

이곳을 스파이스 바자르(Spice Bazar)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실크로드를 통해 유입된 동방의 향신료가 여기서 거래됐기 때문이란다.

향신료에 대해서 잘 알면 구입 의욕이 쏟구쳤을텐데 그쪽으론 워낙에 문외한이기도 하고

향을 별로 좋아하지도 않아서 그냥 보는 걸로 만족했다.

이곳에서 파는 샤프란과 피스타치오는 품질이 우수하기로 유명해서인지

현지인과 관광객들이 일부러 찾아와서 구매하더라.

조그만 유리병에 몇 가닥 담긴 말린 샤프란 가격을 듣고는 정말 깜짝 놀랐다. 

이 비싼 걸 어떻게 음식에 넣어먹나 싶기도 하고...

(물론 아주 저렴한 샤프란도 있긴 하다.)

 

조카들과 동생이랑

눈과 발로 시장통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다

손짓 발짓 눈짓으로 의사소통하면서 원하는 걸 구입하는 재미라니!

여기에 능숙한 의사소통이 필요한 건 절대 아니다.

살짝 못알아듣더라도, 누군가 조금 손해를 보더라도

소소한 서민들의 일상과 재미를 느낄 수 있기에 기꺼이 유쾌할 수 있다.

그리고 그런 재미는 그랜드 바자르보다 이집션 바자르쪽이 훨씬 더 쏠쏠한 것 같고!

짐이 많지 않으면 트램길을 따라 술탄아흐멧으로 천천히 걸어가는 것도 권하고 싶다. 

이 길 은근히 운치있고 이국적이라

개인적으로 이 트램길 산책을 정말 좋아했다.

 

쇼핑 후에 이집션 바자르 뒷쪽에 있는 유명한 치즈 퀴네페를 먹으려고 했는데

로쿰때문에 이미 배가 불러서 아쉽지만 그냥 돌아왔다. 

달달함의 끝이 느끼함이라는 건 아무래도 너무 치명적이다.

얼끈한 신라면 생각이 간절했던 이집션 바자르 쇼핑기!

^^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