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지금 쓰는 게 이번 여행의 실질적인 마지막 포스팅이지 않을까 싶다.
(다음에 쓰게 된다면 개인적인 술회나 정리 정도...)
자정이 넘는 비행기로 터키를 떠나기 날,
가장 마지막으로 찾은 곳이 이곳 국립 고고학 박물관이다.
72시간 사용할 수 있는 통합티켓 유효기간도 다 끝나서 다시 표를 구입하고 들어가야만 했던 곳.
티켓 하나로 국립 고고학 박물관과 동방 박물관, 도자기 박물관까지 다 관람할 수 있긴 한데
시간이 없어서 한 곳만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박물관에 대한 개인적인 로망도 있긴 하지만
외국여행 하면서 조카들에게 꼭 박물관 한 곳 정도는 찾아다니는 습관을 들여주고 싶었다.
기억을 해줄지는 모르겠지만...
2년 전과 전시물의 배치도 달라졌고 박물관을 전체적으로 리모델링이 했는지
두번 방문인데도 색다른 느낌이더라.
이곳도 여기저기 보수인지 확장중인지 공사사 한창이고...
아테네 아크로폴리스 박물관이 자연채광의 아름다움을 보여줬다면
이곳은 간접조명이 주는 차분함과 평온을 느끼게 한다.
발걸음마다 "memento mori"를 생각하게 만드는 곳.
시간이 촉박해 찬찬히 볼 수 없어서 너무나 안타까웠던 곳.
(역시 박물관은 혼자 둘러봐야 제 맛!)
공항에 가기 전에 정말 정말 정말 마지막으로 머문 곳은 술탄아흐멧 광장.
늦은 시간까지도 술탄아흐멧 광장은 많은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아직 그곳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만 그 사람들이 부러워졌다.
아야소피아와 블르모스크 사이 벤치에 않아서
단순하고 촌스럽기까지한 분수조명쇼(?)를 보면서 울컥했다.
마지막이라는 게 정말 실감돼서...
조카가 말한다.
"이모, 계속 있고 싶구나!"
초등학생 조카의 눈에도 내 그리움과 부러움이 다 보였던 모양이다.
대답은 못했지만 정말 그곳에 있고 싶었다.
이곳은 언제까지 나를 그리움이 애태우게 만들까?
이제 곧 떠나야 하면서도 나는 또 다시 돌아올 걸 약속했다.
그리고 지금 나는,
그 약속을 어떻게든 꼭 믿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