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끄적 끄적...2014. 12. 24. 08:21

누군가 묻는다.

"What are you doing for Christmas?"

그렇구나...

내일이 Christmas고 오늘이 Christmas eve.

크리스마스가 특별했던 기억...

어쩌면 내게도 있었을지 모르겠지만 딱히 떠오르는 시간은 없다.

그만큼 다른 모든 날들과 다르지 않은 날이 되버렸다.

의미를 두자면 "holiday"라는 정도.

그래서 출근하지 않고 조용히 하루를 소유할 수 있는 날이라는 정도.

그 무료함과 적막함이...

이제는 크리스마스에 대한 기대감과 설렘을 가차없이 눌렸다.

그야말로 압도적인 승리.

 

그러나 문득 내게 없는 것들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

손으로 하나씩 꼽아보다가 이내 포기한다.

민망할 정도로 없는 것 투성이다.

그런데 없는것 투성이라도 괜찮더라.

그게 부족함으로, 불편함으로 느껴지지 않으면 아무 상관이 없더라.

누군가 그러더라.

좀 모자라고 기우뚱거려도 다 산다...고!

진심으로 맞는 말이다.

 

멋진 삶을 살겠다느니,

좋은 사람이 되겠다느니,

내가 하는 일에서 최고가 되겠다느니,

돈을 많이 벌겠다느니,

사랑받고 사랑하겠다느니...

그런 꿈은 이젠 없다.

내겐 그냥 오늘 하루를 살아내는게 전부일 뿐이다.

내일 당장 무슨 일이 생길지 그 누구도 모르는데...

그래도 결코 놓고 싶지 않은게 딱 하나 있다,

"여행" ...

다른 모든 것들 앞에선 "더 늦기 전에"가 안먹히는데

"여행"이라는 단어 앞에서는 무장해제다.

아마도 앞으로의 내 시간과 노력들은

"여행" 그 하나를 위한 모든 것이 될 것 같다.

내 눈과 내 발이 나를 그렇게 오래 기다려주진 않을 것 같다는 생각.

위기 앞에 사람은 또 이렇게 터무니없이 간절해진다.

그래서 2015년부터는 일상의 우선 순위가 좀 바뀔 것 같다.

나를 숨쉬게 하고

나를 위로했던 것들의 우선순위가 좀 정리가 될 것 같다.

더 늦기 전에...

 

어쩌면...

사표를 내고 아주 오래 떠나게 될지도 모르겠다.

아니, 그랬으면 좋겠다.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