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여행에 내가 가져갈 두 권의 책.
마음 같아서는 서너 권 챙겨가고 싶은데 현실은 그렇지가 못하다.
맨 땅에 헤딩할 수는 없어 보험같은 여행서 한 권을 챙기고나니
나머지 한 권을 선택하는가 참 힘들었다.
최종 후보는,
프레데릭 베크만의 <할머니가 미안하다고 전해달랬어요>와
김훈의 에세이 <라면을 끓이며>,
그리고 헨리 마시의 <참 괜찮은 죽음>
이렇게 세 권이었고 결국 가장 마지막 책을 선택했다.
제목이... 여행지에서 읽기에는 좀 그런가!
이 여행이 마냥 유쾌하고 행복하길 원하지 않는다.
잠깐씩 흐름을 끊고 침참까지는 아니겠지만 사유라는걸 하고 싶었다.
어쩌면 이 책의 내용들은 일상에서 읽게 됐을 때보다 더 직접적으로 스며들지도 모른다.
참 괜찮은 삶이 아니라 참 괜찮은 죽음.
삶보다는 죽음을 더 많이 생각해야 하는 나이로 나 역시도 전진하고 있는 나.
그러다 어느 순간 가속도가 붙을 수도 있고...
의사가 쓴 글이란다.
영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신경외과 의사.
아직 책장을 넘겨보지도 않았지만 외과 의사가 아니라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중이다.
육체적인 처절함은 견디기 힘들 것 같아서...
아름다운 풍경과 어깨동무하면서
오래 걷고, 그리고 자주 생각하려 한다.
떠남에 대해서, 잊혀짐에 대해서, 지워짐에 대해서
아주 단백하고 담담하 생각하자고.
아마도 나는...
조금 자라서 돌아오게 될 것 같다.
미리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