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Devil>
일시 : 2014.08.22. ~ 2014.11.02.
장소 :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작사 : 이지나, 이지혜
작곡 : Woody pak, 이지혜
연출 : 이지나
음악감독 : 신은경
출연 : 마이클리, 한지상, 박영수, 이충주 (X)
송용진, 김재범, 윤형렬 (존파우스트)
차지연, 장은아 (그레첸)
제작 : (주)페이지1, (주)알디웍스
<The Devil>이 마지막 티켓을 오픈하면서
두 가지 이벤트를 공개했다.
지금껏 존파우스트를 연기했던 윤형렬이 배역을 바꿔 X로 7회 공연하고
마이클리와 한지상이 한 무대에서 X로 나란히 3회 공연을 한단다.
귀가 솔깃한 이벤트였고 두 가지 다 궁금해 예매를 했다.
먼저 확인한 건 두 명의 X가 나오는 특별공연.
역시나 짐작대로 마이클리가 white X를 한지상이 Black X 를 연기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주 괜찮은 시도였고, 아주 열광적인 성공이었다.
X를 한 명이 연기하는 것보다 훨씬 친절해서
처음 본 관객도 난해하게 받아들이지 않았을것 같다.
"제안"을 앞부분은 마이클리가 뒤부분은 한지상이 불렀는데 정말 좋았고
중간에 두 사람의 허밍이 섞이는 부분은 묘한 분위기기 느껴졌다.
살짝 좌절했던건,
White X와 Black X의 노래가 내가 지금껏 생각헸던 것과 좀 달랐다는거.
"그건 누군가"의 후반부에 Black X가 등장할거라 생각했는데 아니었고
"아, 꽃잎 같던"은 white X가 부를거라 생각했는데 Black X 더라.
처음엔 좀 혼란스러웠는데 공연을 보면서 왜 그렇게 햇는지 충분히 이해했다.
그레첸을 차마 바라보지 못하던 White X는
Black X의 "아, 꽃잎 같던"이 끝나자 눈물을 흘리며 "cyrie eleison"을 되뇌였다.
white X의 감정이 내게 그대로 전해서 많이 아팠다.
그리고 그 장면을 보면서
이 작품의 모티브가 된 <파우스트>가 아주 명확하게 떠올랐다.
White X, Black X, 존파우스트, 그레첸이 부른 "Deny"는 정말 압권이더라.
네 배우의 음색도 너무 잘 어울렸고
감정도 표현도 네 명 모두 다 좋았다.
특히 무대 양쪽에 두 명의 X가 마주하듯 서있으니 긴장감이 엄청나더라.
시작부터 마지막 엔딩곡과 커틑콜까지,
정말 특별한 시간이었고, 정말 특별한 기억이었다.
파괴자와 구원자, 그 동전의 양면이
바로 선택이고, 삶이고, 생이고, 빛이고, 꿈이다.
누군가는 그런 말을 하더라.
마치 도화원을 다녀온 느낌이었다고...
이해한다.
나도 정확히 그랬으니까.
<The Devil> 특별공연이 이렇게 내게 정점 하나를 찍어주는구나!
그것도 너무 제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