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내내 이 노래에 빠져있었다.
박효신의 신곡 "야생화(Wild Flower)"
고백컨데 지금껏 박효신은 내가 좋아하는 가수에 단 한 번도 포함되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오장육부를 총동원한 소몰이창법(?)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편이라서.
그런데 이 노래는...
가사도, 멜로디도, 심플한 피아노 반주도, 그리고 완전히 힘을 뺀 박효신의 목소리도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을 만큼 아름답다.
박효신이 맞긴 한데
예전의 박효신과는 많이 다르다.
기교가 사리진 자리에 진심과 떨림만이 고스란히 살아있다.
인간의 목소리가. 사람의 진심이
이렇게까지 아름다울 수도 있구나...
지긋이 눈을 감고 덤덤하게 노래하는 뮤직비디오 속의 박효신은
온 몸이 그대로 소리고 노래다.
작은 손끝의 움직임 그 하나까지도 다 떨림이더라.
이 노래는...
이 노래를 부르는 박효신은...
진심으로 진심이구나.
노래하는 사람이 자유롭게 노래를 할 수 없다는 건
죽음과 맞먹는 공포고 절망이고 고통이였으리라.
"야생화"의 가사 속에는 박효신이 그동안 겪은 그 모든 고통들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많이 아팠었구나...
그래도 다행이다.
이 모든 걸 버텨내고 이렇게 담대하게 담담해졌으니!
자신의 고백이라는 확신 그대로 박효신이 직접 가사를 썼다
("눈의 꽃"을 쓴 김지향과 공동 작업이긴 하지만)
단백하게 읊조리듯 써내려간 가사는 그대로 한 줄 한 줄이 한 편의 시(詩)다.
서정적이고 고요하다.
그런데 그 고요함 속에 담긴 힘이 엄청나다.
오래 참아낸 자의 통증이 소절마다 뚝뚝 떨아진다.
송이째 떨어지는 꽃같다.
그리고 피아노 선율.
그 선율이 어딘지 익숙하다 했더니 역시나 정재일의 소리었구나...
박효신과 정재일이 함께 만들어낸 꿈결같은 위로.
들으면 들을수록,
귀에 익으면 익을수록
점점 더 가슴이 뭉클해진다.
단백한 아픔이 참 깊다.
텅 빈 가슴 안을 이 노래가 마음껏 휘젖고 다닌다.
여백같은 고백 "야생화"
마음 속에 오래 두고 그리워했던 그대같은 노래.
한동안은 이 노래에 가차없이
흔들리겠구나...
잊혀질 만큼만
괜찮을 만큼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