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ll Me Now>
일시 : 2016.05.01. ~ 2016.07.03.
장소 : 충무아트홀 중극장 블랙
극작 : 브래드 프레이저 (Brad Fraser)
각색 : 지이선
연출 : 오경택
출연 : 이석준, 배수빈 (제이크) / 윤나무, 오종혁 (조이) / 이진희 (트와일라), 문성일 (라우디), 이지현 (로빈)
제작 : (주) 연극열전
다시 보고 싶은데 폭풍처럼 몰아치는 감정을 감당할 자신이 없어 망설여진다고 했던 이 작품을
결국 9일 만에 다시 봤다.
처음엔 한 달 정도 후에 보자 작정했는데
평온해진 감정이 다시 들끓으면 처음보다 더 감당하기 힘들것 같아 몰아치는 쪽을 선택했다.
다행스럽게도 한 번의 관람이 내성을 만들어줬는지
죽을 듯이 절망적이진 않았다.
심지어는 희망을 감지하기까지 했다.
조이는 그 이후 최선의 결정을 내리며 살아냈을 거라는 믿음.
태어나는게 내 선택에 의한 결정일 순 없다.
하지만 산다는 건, 죽는다는 건 스스로 선택해서 결정할 수 있다.
내 육체는 형편없이, 빠른 속도로, 속수무책으로 무너지는데
내 정신은 너무나 명료하고 선명하다면?
통증을 잊기 위해 남은 시간은 진통제와 수면제로 살아야 한다면?
그렇다면 선택은 확실해진다.
극 속에서 제이크의 여동생 트와일라는 조이에게 이런 말을 한다.
"그렇더라도 난 오빠가 그렇게라도 옆에 있어주면 좋겠어, 조이! 아빠는 네 아빠만이 아니야. 내 오빠이기도 해!"
트와일라의 마음이 충분히 이해가 되면서도
나는 조이의 말에 훨씬 더 무게중심이 옮겨진다.
"고모, 저건 사는게 아니야. 그건 내가 더 잘 알아!"
자신의 몸이 자신을 가두는게 어떤건지 너무나 잘 알고 있는 두 사람.
인간답고 죽을 권리를 위해 조이는 제이크의 마지막을 도왔고 지켰다.
조이와 제이크를 지켜준건 오리와 아빠의 소설 >춤추는 강>이었다.
.... 세상에 태어나는 모든 아이는 완벽한 존재다...
조이는 완벽한 아이였고
제이크는 완벽한 아빠였다.
누가 뭐래도 내가 본 세계에서는 두 사람 모두 완벽한 존재들이었다.
나는 그들이 미치도록 부러웠다,.
만약 몸의 고통 속에 갇혀버린 내가 내 삶을 평온으로 이끌고 싶어지면
나는 도대체 누구를 부를 수 있을까?
누가 내 곁에서 끝까지 나를 도와줄까?
Call me now!
Kill me now!
Heal me now!
...... and ......
I'm envy the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