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끄적 끄적...2010. 8. 27. 06:37
복잡하고 어려운 책이다.
제목에 끌려서 선택한 책인데 그야말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에바 일루즈의 유명한 강의를 정리한 책이라는데
아주 전문적이고 철학적인 문화비평서다.
대략의 의미를 파악하는데 문제가 없었지만
자세히 이해하기에는 아무래도 내 지적 능력이 한참은 부족해서...



감정 자본주의란,
감정 영역과 경제 영역이 상호 침투하는 문화란다.
정서가 경제행위의 본질이 되는 동시에 경제논리가 감정생활을 지배하게 되는 문화를 뜻한다.
이걸 가지고 정신분석학자, 철학자, 석학들의 연구들을 접목해가면서 온건하게(?) 비판하고 있는 책이다.
정서와 정신분석학적 구상은 노사관계와 생산성의 핵심에 놓인다는 말은 꽤 정확한 지적이다.
정서성의 언어와 생산적 효율성의 언어가 점점 뒤얽히게 되면서
서로가 서로의 구성요소가 될 수밖에 없다는 말은 나 역시 충분히 공감이 된다.
책 속에서 저자는
불확실성으로 가득한 환경에서 길을 잃지 않을 수 있는 기술로 "소통"을 꼽는다.
"소통"은 조율과 인정을 가르치는 기술을 통해 다른 사람들과 공존할 수 있는 감정 기술 이란다.
이 책에서 경제 영역이란
감정이 결여된 영역이 아니라 오히려 정서로 가득한 영역이라면서
감정지능(EI) 중요성을 역설한다.
감정지능이란,
사회지능의 한 유형으로 자기와 다른 사람들의 감정을 점검하고,
감정간의 차이를 식별하며, 이렇게 얻어진 정보를 활용해 자신의 사고와 행동을 결정하는 능력이다.
감정지능에 속하는 능력은 다섯 가지가 있는데
자기인식, 감정관리, 동기부여, 감정이입, 관계조율이 그것이다.
감정지능을 통해 사람들은 사회와 문화의 새로운 특징들을 가늠할 수 있고,
그렇게 함으로써 사람들을 등급화할 새로운 방식들을 고안할 수 있게 된다.
그래서 현재의 자본주의를 "감정 자본주의"라 지칭할 수 있는 것이다.



본문의 내용이 다소 어려운 건 사실인데
인내심을 가지고 마지막 부분의 옮긴이(김정아) 후기까지 읽으면
어느 정도 정리를 할 수 있다.
감정 자본주의 사회에서 사적 관계들은 탈육체와, 탈낭만화 경향을 보인단다.
저자가 원제로 채택한 "차가운 친밀성"이란 바로 이런 감정 자본주의 시대의 새로운 정서 형태이다.
에바 일루즈는 감정 자본주의의 최종적 판단의 근거로
"합리"가 아닌 "상식"을 내세우는데
개인적으론 명확하게 이해긴 어려운 논제다.
"합리"에만 맹종하게 되면 "초합리적인 바보"가 된다고 말하는데
이해는 되지만 확실히 어렵다.
이 책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심리학이나 철학적인 사고가 꼭 필요할 것 같다.
책을 읽다보면 (꼭 이 책이 아니더라도)
내가 이런 부분에 취약하다는 걸 절감하게 된다.
그러니... 나는 한참 멀었다.
넓게 읽어야 하는 건지, 깊게 읽어야 하는 건지,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 딜레마에 빠졌다.
뻐.끈.하.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0. 4. 27. 06:12


매주 목요일마다 합정동에 있는 양화진 문화원에서 열리는 목요강좌.
지난 번에 작가 박완서의 강연을 찾았고
지난 목요일 안철수의 강연이 있다고 해서 다시 한 번 찾았다.
이 사람의 강연을 직접, 그것도 무료로 들을 수 있다니...
생각만으로 흥분됐다.
8시 시작인데 사람들은 6시부터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대중스타 못지 않은 인기 ^^
일부러 이 강연을 듣기 위해서 KTX를 타고 부산에서 올라온 남자분도 있었다.
그리고 그럴 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는 강연이었다.
왜 사람들이 안철수를 이야기하는지 이 강연만으로도 충분히 알 수 있었다.
강연 제목은,
<컨버전스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먼저 동영상을 잠깐 보여줬는데
예전에 "강호동의 무릎팍도사"에 나왔던 내용이었다.
대략 정리하면 이랬다.
운이란 기회와 준비가 만났을 때다.
선택을 할 때는 과거와 미래를 잊어버려라
인생을 효율성이 다가 아니다
(그랬다면 자신은 계속 의사를 하고 있어야 한다고 말하면서...)
자기에게 기회를 주라
내가 조직에서 할 일은 "영혼을 불어넣는 일"이다.
(이 내용들은 그의 책 "영혼이 있는 승부"를 보면 더 구체적으로 알 수 있다)

강연은 상당히 깔끔하고 그리고 구체적이며 선명했다.
PT 자료들도 번잡스럽지 않고
요점들만 간략히 정리되어 있었고.
크게 보면 대략 5가지 정도 이야기를 했다.
정리를 해보면,



1. Apple's iPod / iPhone / iPad
  - 창조적인 질문   으로 혁신적인 디자인을 만들다
  - 닌텐도 VS play station
  - 닌텐도와 Apple의 공통점 : 수평적 네트워크 비지니스



2. Lessons learned form iPhon (Broadmindedness)
  ① See the world through two eye (두 개의 시선)- 시야의 범위를 넓혀라
  ② Horizontal thinkg (수평적 사고방식) - 타인의 적극적인 협조를 구할 수 있다
  ③ Balanced point of view (균형 감각) - 끊임없이 조정하려는 과정
  ④ Cautious tale (신중한 판단) 


          <Toyata's  "T-Type" People>
 
   Expertise : 한 분야에 대한 깊이 있는 지식
   Broadmindedness : 다른 분야에 대한 상식과
                                    포용력



3. Specialists, Responshibility in the Age of Convergence (컨버전스 시대의 전문가의 역할)
 ① To specific area : work as an expert
 ② To general  public : inform them of accurate information

4. Compentency of an Expert
 ① 20 C : Competency = Knowledge
 ② 21 C : Competency = Knowledge X Communication
  ====> "A-Type" people



    Experlise : 한 분야에 대한 깊이 있는 지식  
    Broadmindednes
: 다른 분야에 대한  상식과
                                   포용력
     Communication :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의사소통

 


5. Stability and Prospect
 - Life if the antonym of stability
   안정은 언제 찾아오나? - 정답은 : 죽으면...)
   안정을 버리고 새로운 길을 찾은 안철수
   (의사 -> 프로그래머 -> CEO -> 교수)
   7년 동안 의사와 프로그래머를 병행하면서 3시에 기상


* 다음은 안철수 교수가 학기 마지막에 KAIST 학생들 한 명씩 전달하는 Advice tip 이란다.
  도움이 되는 글귀들이 있어 옮겨본다.
  그리고,
  "You are an entrepreneur of your own life!"
   안철수 교수가 마지막 슬라이드로 당부한 글귀다.



* 다음은 강연 후에 질의응답을 정리한 부분이다.
  여기서도 역시 도움이 되는 tip이 많았다.

o 안철수가 생각하는 "창의력"이란?
  - 좋은 질문 을 할 줄 아는 능력

o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
 ① 좋은 답
 ② 이해관계자와의 의사소통
 ③ 인사평가 시스템

o 딜레마에 빠졌을 땐?
 ① 과거의 성공과 실패는 잊어라
 ② 주위의 평가에 연연하지 마라
 ③ 미래의 결과에 미리 욕심내지 마라
=> 더 의미가 있고 더 재미있고 더 잘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그것을 선택하라
    (자기가 하고 싶은 일과 잘 할 수 있는 일은 다르다. 그러니 시도를 해보라) 

o 권력(Power) VS 책임감
o 우리가 하지 말아야 할 것 -> 다른 사람의 인생을 살지 마라!
                                           자기가 누구인지 끊임없이 "고민"하라 (고민은 축복이다)
o 삶에 이름이 아니라 "흔적"을 남기고 싶다.


내가 두려워하는 건 지금 뭘까?
강연을 듣고 난 후에 뿌듯한 마음도 있지만
왠지 내가 한참은 부족한 사람인 것 같은 착찹한 마음도 있다.
나는 삶이 아니라 나에게 흔적이 아닌 상처를 남기고 살고 있는 건 아닌가...
깊게 깊게 고민하고 깊게 깊게 행동하자!
Posted by Book끄-Book끄
읽고 끄적 끄적...2010. 3. 11. 08:34
예전의 나였다면 이런 종류의 책들은 결단코 손에 잡지 않았을 테다.
설령 몇 장 읽어본다고 해도 금방 책장을 덮었을지도...
책읽기의 장점은 이렇다.
내 관심과 흥미의 범위가 어디로 나아갈지 가늠할 수 없다는 거!
이 책 <보이지 않는 것을 팔아라>는
직접적이고 노골적인 제목이 주는 거부감에도 불구하고
서비스 마케팅의 오류와 실체를 아주 재미있게 소개한다.
사례를 들어 일반인들조차 쉽게 머리를 끄덕일 수 있게 만드는 아주 자상한 책.



할인요금과 최고를 추구하는 전략이 실패하는 이유
나비효과(Butterfly Effect), 후광효과, 칵테일 파티 효과, 전언의 법칙 등
심리학 이론을 마케팅에 접목해 소비자의 심리를 아주 쉽고 재미있고 설명해주고 있다.
마케팅조사, 발표, 선전, 광고 등 시장을 더욱 확대할 수 있는 12개의 마케팅 전략뿐만 아니라
마케팅 플랜을 세울 때 저지르기 쉬운 오류 18가지도 소개하고 있다.
1997년 발표된 책임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도 충분히 적용 가능한 원칙들과 오류라는 걸 보면.
사람들의 소비 심리 패턴이란 건 확실히 존재하는 것 같다.



운동화로 유명한 나이키,
아이러니컬하게도 나이키는 신발을 만드는 제조회사가 아니란다.
디자인과 유통, 판매만을 담당하는 회사가 바로 "나이키"다,
거대 기업 제너럴 일렉트릭(GE)은 자동차나 전기가 아니라
오히려 서비스 부문에서 총매출의 40%를 올리고 있다.
<포춘>지 선정 500대 기업 중에서 약 60%가 서비스 분야에 종사하는 기업이며,
미국 전체 인구의 70%가 서비스업에 종사한다고 한다.
제품 위주로 판매되던 산업은 이제 서비스 산업 위주로 빠르게 바뀌고 있다.
그래서 고객들에게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네이밍과 브랜드명부터 차별화해야 한다.
(절대 공감이다)
그리고 아무리 정성을 다해 서비스를 제공하더라도
마케팅이 별로라면 고객이 결코 인지할 수 없다. 
자신만의 서비스를 차별화시키기 위해서는 고객들을 놀라게 해야만 하고
이것이 지금의 서비스 마케팅의 핵심이다.
비용을 염려하는 고객에게는 자신이 업계에서 최고라는 설명은 불필요하다.
"최고"라는 말 속에서 고객은 이미 "비싸다"는 선입견을 품게 되기 때문에...
이런 경우 최고의 서비스가 아니라 괜찮은 선택처럼 보이게 하는 것이
오히려 고객을 끌어들일 수 있는 최상의 방법이 될 수 있다.

마케팅과 서비스에 문외한인 내가 읽기에도
이 책은 공감가는 부분도 많고 예리한 관찰과 비판도 있다.
꼭 이 분야 관계자가 아닌 일반인이라도 한 번씩 읽어보길 권하고 싶은 책.
예전엔 "지식"으로 생각했던 것들이
이제는 "상식"이라는 범위로 변해있다.
이 책도 분명 당신의 상식에 확실한 up-grade를 줄 것이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달동네 책거리2009. 3. 12. 06:15
 

<지식 ⓔ season 2> -  EBS 지식체널ⓔ



지식 e SEASON 2 


EBS 지식채널은  2005년 9월에 기획 편성된 프로그램으로, 일주일에 세 편씩 방영되고 있습니다,
벌써 책으로도 season 4까지 출판되어 있는 상태구요.
이 프로그램은 'e'를 키워드로 한 자연(nature), 과학(science), 사회(society), 인물(people) 등 다양한 소재를 다루고 있습니다. 특히 단 '5분' 동안 전해지는 강렬한 메시지와 영상으로 시청자들에게 깊은 생각꺼리를 만들어 주고 있는 짧지만 강렬한 프로그램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죠.

이 책 역시도 짧은 문구들 속에 우리가 그동안 잊고 있었던, 그리고 잘 알지 못했던 사실들에 대한 다양한 관점, 해석, 그리고 이해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특히 <season 2>를 읽으면서 제가 느꼈던 생각은 이 책은 앞으로도 점점 지금보다 더  “진화”되는 책으로 남겠구나 하는 점이었습니다.


<season 1> 보다 확실히 더 자세하고(그러나 간략함은 여전히 살아있습니다. 자세하면서 간략할 수 있다는 거...어떤 의민지 궁금하지 않으세요?) 그리고 더 적극적이라고 할까요???

<season 1>은 “구분하기”, “밀어내기”, “기억하기”, “돌아보기” 이렇게 4개의 커다란 패러다임으로 구성되어 있고 그 안에 다시 10개의 단상이 담겨있습니다.

지금 우리와 관련이 되어 있는 문제들, 그리고 과거에서 지금까지 계속되어 왔던 문제들, 그리고 그러지 않아야 하는데 점점 우리가 잊고 있는 문제들에 대한 단상들이 정말 깊은 생각과 반성, 그리고 성찰을 하게 만드는 어찌 생각하면 깨달음에 관한 책이라고 나름 생각하게 됩니다.


<season 2>는 “희”, “노”, “애”, “락”이라는 또 다른 네 가지 패러다임이 1권과 마찬가지로 각각 10개의 단상들을 품고 있습니다.

이 책은 “지식”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사실 우리가 꼭 알고 있어야 하는 “상식”에 대한 책입니다. “교양”을 쌓는 책이 아니라 “앎”에 대한 책이라고 할 수 있죠.

물론 우리가 알지 못하고 지낸다 해서 우리 삶에 문제가 되는 내용들은 결코 아닙니다(솔직히 그런 내용이 세상에 존재나 하는지 의문이긴 하지만요....) 하지만 꼭 알았으면.... 그랬으면 하는 바램들이 모여서 만들어진 귀한 책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이 프로를 만든 EBS는 이 5분의 짧은 단상들이 “이슈메이킹”이 되길 원했다고 합니다.

어느 정도는 성공적이고, 어느 정도는 안타까운 게 현실이죠.

분명 적지만 탄탄한 마니아층을 형성시켰고, 개인 블로그 등을 통해 이슈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더 큰 이슈가 되기에는 EBS의 시청률이나 파급력이 너무 미미한 현실이라는 것 또한 어쩔 수 없는 사실이기도 합니다.

뭐 그렇다고 해서 MBC나 KBS, SBS를 통해서 방송됐다고 해서 그게 달라지진 않았을 거란 개인적인 생각도 있긴 하지만 말입니다.(우리의 눈과 귀가 예능에 너무 충분히 익숙해 버린 탓에....)

<season 1>이 현실, 상황, 직면한 과제에 대한 탐구였다면, <season 2> 그 시대를 살아가는 인물, 사람에 대한 기억에 관한 내용입니다.

평범한 재단사 전태일의 분신의 이유, 시각에 후각까지 상실한 스티비 원더, 만년 2등의 귀환 이봉주, 빛의 화가 렘브란트, 그리고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을 피사체로 찍었던 사진작가 최민식, 그리고 강요한 군국주의 애국심으로 희생된 가미카제 특공대....

이 책을 읽은 후에 제가 비난했던 이들을 가리키던 손가락은 저를 책망하는 손가락으로 그 방향이 전환됐습니다.

잘못 알고 있었기에, 그저 들리는 이야기에 편승해 쉽게 손가락질 했던 제 손이 부끄러워졌으니까요.

물론 현재 제가 더 많이 알게 됐고, 바르게 알게 됐다고 말하는 건 아닙니다.

단지, 조금은 알게 되었다고, 그래서 더 잘 알기 위해 입을 다물고, 손을 내려야 한다는 사실을 그저 이제야 조금씩 알게 됐을 뿐이라고요.....

이 책을 읽으면 아마도 우리가 매일 타고 다니는 지하철이 새롭게 다가올 것이며, 점점 사라지는 골목길이 그리울 것이며, 작은 엄지로부터 시작된 문자 메세지에서 비롯된 촛불의 행렬을 기억하게 될 것입니다.

이 책은 작습니다. 그러나 그 안엔 큰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이 책은 쉽습니다. 그러나 그 안에 내용은 내 생각을 복잡하고 어렵게 재구성합니다.

이 책은 재미있습니다. 그러나 그 안에 내용은 계속 읽다보면 자꾸 긍정적인 방향으로 불편해지는 책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 책은 평범합니다.

그러나 그 안에 내용은 태산을 옮길 수 있을 정도로 특별합니다.

그래서.......

오늘, 저는 여러분의 손 안에,

꼭 이 책을 들려 드리고 싶습니다.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