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15. 6. 24. 08:17

 

<Bare the musical>

 

일시 : 2015.06.17. ~ 2015.08.23.

장소 : 두산아트홀 연강홀

작사 : Jon Hartmere

작곡 : Damon Intrabrtolo

한국어 가사 : 이정미

음악감독 : 원미솔

연출 : 이재준

출연 : 정원영, 윤소호, 이상이 (피터) / 성두섭, 전성우, 서경수 (제이슨)

        문진아, 민경아 (아이비), 배두훈 (맷), 이예은(나디아), 백주희,

        송이주, 전역산 외

제작 : (주) 쇼플레이, 밸류컬처앤미디어

 

이 작품 참 묘하다.

엄청나게 매력적인것 같기도 하고, 매력이 전무한것 같기도 하고...

사실 요근래 몇 년간 동성애 코드 작품들이 많이 쏟아져 나와

이런 내용들이 더이상 파격적으로 느껴지지 않기도하다.

시놉만으로도 결말까지가 예상이 됐고 그 예상은 정확히 맞아떨어졌다.

그래도 음악 하나는 정말 끝내주더라.

게다가 이경미 작가의 한국어 가사에는 아낌없는 찬사를 보낸다.

배우들의 연기는,

주연보다는 조연과 앙상블의 연기가 더 눈에 들어왔다.

가장 돋보였던 배우는,

전미도의 데뷔때 모습을 떠올리게 한 이예은과

산텔 수녀, 성모 마리아, 피터 엄마 세 케릭터를 완벽하게 연기한 백주희였다.

(오랫만에 백주희 배우가 진가를 발휘할 수 있는 작품을 만나서 반갑더라)

 

전성우 제이슨과 윤소호 피터는.

아직 공연 초반이라 그랬겠지만 기대만큼의 호흡을 보여주진 못했다.

특히나 듀엣곡이 매끄럽지 않아 좀 놀랐다..

그래도 윤소호는 연기에 일관성이 있었는데

전성우는 설정이었는지는 모르지만 기복이 심해서 맞지 않는 옷을 입은 느낌까지 들었다.

워낙 소년의 이미지가 강해서 작품과도, 배역과도 잘 어울릴거라 예상했는데... 

개인적으론 의외의 반전이었다..

아이비 문진아는 노래와 연기 다 좋았는데

예전보다 "ㅅ발음"이 강해져서 좀 놀랐다.

전역산을 비롯한 앙상블의 연기는 정말 반짝반짝 빛을 발했고

이 녀석들과 백주희 덕분에 유쾌하고 즐겁고 따뜻하고 숙시원한 순간들이 많았다.

 

카톨릭 고등학교에 다니느 학생들 이야기라

이 나이에 보기 참 막막한 작품인데

가슴에 담기는 가사들때문에

아마도 한 번쯤은 다시 보게 될 것 같다.

(그때는 필히 다른 캐스팅으로!)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3. 10. 10. 09:39

<번지점프를 하다>

일시 : 2013.09.27. ~ 2013.11.17.

장소 :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대본 : 이문원

작사 : 박천휴

작곡 : 월 애런슨 (Will Aronson)

무대 : 여신동

연출 : 이재준

출연 : 강필석, 성두섭 (인우) / 전미도, 김지현 (태희)

        이재균, 윤소호 (현빈), 임기홍 (대근), 진상현 (기석)

        박란주 (해주),  이지호 (재일) 외

제작 : (주)뮤지컬해븐, CJE&M

 

이 작품을 관람할 땐 스스로에게 경고한다.

절대로 깊이 빠져서는 안된다고!

누군가의 애뜻함과 절실함은 다른 누군가에겐 무례한 기억이 될 수 있으니까.

인우와 태희의 17년.

왜 하필이면 17년인가!

이 작품은 나를 데자뷰와 싸우게 한다.

그래서 피해야만 한다.

빠지지 않게... 공감하지 않게... 인정하지 않게...

빠지게 되면 나는,

위험해진다.

지금도 충분히 위험한데!

 

작년 초연때보다 무대가 많이 정리됐고 2층까지 아기자기하게 더 정성을 들였다.

무대를 보고 있으면 누구라도 추억을 떠올리게 할 만큼 그렇게.

초연때는 파스텔톤의 조명이 은은함과 함께 여백의 미를 느끼게 했다면

이번 여신동이 만든 무대는 추억을 쫒는 "시간여행" 을 체감케한다.

주렁주렁 매달려 그로테스크하게 보였던 1막 초반의 우산과 2층에 동동 떠있던 2막 침대 장면이 없어진 건 아주 현명했다.

장면 전환도 초연보다 훨씬 좋았고

2막에서 태희와 현빈이 서로 교차되는 순간의 연출은 정말 압권이다.

이재준의 감각적인 연출이 그야말로 빛을 발하는 순간!

영화속 대사가 더 많이 들어간 것도 아주 좋았고...

특히 마지막 장면에서 인우의 독백 전에 인우와 태희의 나누는 대화가 초연때는 빠졌었는데

지금은 다행히 제위치를 찾아서 그것도 좋았다.

(이 대화를 듣고 있으면 이은주의 개구진 목소리까지도 겹쳐서 떠오른다. 참 좋아했던 여배우였는데...) 

대부분 재연공연보다 초연공연이 더 좋았었는데

(그래서 초연으로 올라왔을 때 꼭 챙겨보는 편이다) 

이 작품은 초연때보다 지금이 훨씬 더 좋아졌다.

산만했던 부분들도 과감하게 삭제했고

태희와 현빈의 연결고리 표현은 초연때보다 훨신 더 잘 살려냈다.

개인적으로 초연을 보면서는 영화거 더 좋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영화보다 뮤지컬이 훨씬 좋다.

윌 애런슨의 곡도, 박천휴의 가사도 여전히 좋았고

강필석의 섬세한 인우, 전미도의 사랑스런 태희도 참 좋았다.

특히 강필석은 배우로서 이 작품과 정말 사랑에 빠져버렸버렸다는게 그대로 보여진다.

(이병헌의 인우보다 강필석의 인우가 나는 훨씬 더 좋다. 비교가 불가할만큼...)

강필석, 전미도, 윤소호.

초연배우들의 연기는 아련했고 더 짙고 깊어졌다.

프롤로그 왈츠만으로도

가슴을 이미 울컥하게 만드는

아주 아름답고, 그리고 아주 위험한 작품.

 

커튼콜이 끝나고 마술처럼 나타난 오케스트라.

무대 안쪽 사이드에 있을거라고 생각했는데

2층 객석보다 훨씬 더 높은 왼쪽편에서 정말 생각치도 못했던 오케스트라가 꿈처럼 아주 조용히 나타났다.

그 모습이 얼마나 아름답던지...

그러면 안되는데 

이 작품은 나를 자꾸 끌어당긴다.

위험해지기전에 피해야 하는데...

 

인우가 내 귀에 대고 말한다.

"이건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게 아니야!"

정말일까?

정말 그런걸까?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