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15. 12. 2. 07:55

 

 

<The Story of My Life>

 

일시 : 2015.12.01. ~ 2016.02.28.

장소 : 백암아트홀

대본 : Brain Hill

작사, 작곡 : Neil Bartram

무대 : 정승호

음악감독 : 변희석

연출 : 신춘수

출연 : 고영빈, 강필석, 조강현 (토마스) / 이석준, 김종구, 홍우진 (앨빈)

제작 : LG아트센터

 

3년 만에 다시 돌아온 <The Story of My Life>

개인적으로 오래 기다렸던 작품이라 망설임없이 첫공연을 예매했다.

그리고 역시나 좋더라.

잔잔하고, 따뜻하고, 포근하고, 아련하고, 슬프고, 기쁘고, 애뜻하고, 안타깝고...

2010년 이 작품을 처음 봤을때의 그 느낌까지 고스란히 되살아났다.

그리고 알았다.

내가 이 작품을 생각보다 훨씬 더 많이 사랑하고 그리워했다는걸...

처음 공연장에 앉았을 때면 해도 이젠 좀 무심하게 보겠구나 생각했고 실제로 그랬었다.

그런데 중반을 넘어가면서부터는 전혀 무심해지지 않더니

saying goodbay part1에서 여지없이 무너져버렸다.

그런데...

그 무너짐이 나는 너무 편안하고 아늑했다.

그리고 앨빈도 부럽고 토마스도 부러워서 혼자 깊게 깊게 아팠다..

안으로 삭히고 삭혀고 품어지는 눈물에 비하면

겉으로 내보낼 수 있는 눈물은 오히려 쉽더라.

 

이석준 앨빈과 고영빈 토마스는

후반부로 갈수록 감정이 더 깊어지고 진해졌다.

결국엔 서로 마주보는 장면에서 나조차도 현실과 기억의 경계가 점점 모호해지더라.

그건 나 자신이 앨빈과 토마스 안에 함께 있고 싶다는 강한 열망이기도 했다.

내가 지금 힘들고 살고 있나...

그런 생각조차 제대로 안 하고 살아오고 있었다는걸 깨달았다.

어제 이 작품을 보면서 내게 정말 필요한건

쉼이 아니라 앎이라는걸 았았다.

안다는거,

나 자신을, 타인을 제대로 안다는게 얼마나 힘들고 고된 일일지...

내게도 앨런같은 친구가 있다면

살아가는 내 삶이 지금보다는 덜 힘들었을텐데...

이기적이게도 그게 부럽고 또 부러웠다.

 

SOM

솜이불처럼 포근하고 따뜻한 작품.

올 겨울은 이 작품 덕분에

작년 겨울보다 더, 훨씬 좋을 것 같다.

 

OST

 

01. Write What You Know - Tomas Weaver
02. Mrs. Remington - Alvin Kelby
03. The Greatest Gift - Tomas Weaver & Alvin Kelby
04. 1876 - Tomas Weaver
05. Normal - Tomas Weaver
06. People Carry Me - Alvin Kelby
07. The Butterfly - Tomas Weaver
08. Saying Goodbay (Part 1) - Tomas Weaver & Alvin Kelby
09. Here's Where It Begins - Tomas Weaver & Alvin Kelby
10. Saying Goodbay (Part 2) - Tomas Weaver & Alvin Kelby
11. Independence Day - Alvin Kelby
12. Saying Goodbay (Part 3) - Tomas Weaver & Alvin Kelby
13. I LIke It Here - Tomas Weaver
14. You're Amazing, Tom - Alvin Kelby
15. Nothing There / Saying Goodbay (Part 4) - Tomas Weaver & Alvin Kelby
16. I Didn't See Alvin - Tomas Weaver
17. This Is It - Tomas Weaver & Alvin Kelby
18. Angels In The Snow - Tomas Weaver & Alvin Kelby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2. 2. 29. 06:05

초연때부터 너무나 좋아했던 뮤지컬 <Story of My Life>
재공연 후 두번째 관람이다.
첫번째 관람은 고영빈 토마스에 이창용 엘빈.
초연때보다 노래를 많이 낮춰 불러서 솔직히 놀랐다.
아무래도 류정한 말고 다른 배우들에겐 버거웠던 음역대었던 모양이다.
좀 낯설긴 했지만 여전히 이 작품은 아름답다.
재공연 관람 첫번째 고려 대상은 이창용 앨빈이었다.
그 다음 카이 토마스가 궁금하긴 했는데 여의치가 않아 고영빈 토마스로 봤다.
(나중에 카이 토마스를 보려고 했는데 어느 틈에 출연진에서 빠져있더라)

두 번째 관람은 완전히 새로운 페어!
조강현 토마스와 정동화 앨빈.
미안한 말이지만 정동화는 관람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
뮤지컬 <셜록홈즈>에서 조강현의 목소리와 연기에 놀라서 뒤늦게 이 작품에 합류한 그의 토마스가 정말 너무 많이 궁금했다.
28살이면 아직 시작 아닌가?
연습이든, 재능이든 분명히 뭔가가 있는 배우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직접 확인하고 싶었다.

외모에서도 그렇고 언듯언듯 류정한 토마스를 떠올리게 만들지만 확실히 표현은 서로 다르다.
류정한 토마스가 잰틀하고 때때로 귀여운 작가였다면
조강현은 토마스는 약간은 성마르고 예민한 그래서 안스러운 작가의 모습이었다.
이렇게 다를 수 있구나.
같은 배역을 배우마다 해석하는 방법이...
류정한, 조강현 두 배우가 해석하고 표현한 토마스 모두 나는 좋았다.
세련되게 노련한 류정한의 토마스와 
조심스럽지만 강단진 조강현의 토마스 모두.




나만 그렇게 느꼈는지 모르겠지만
조강현의 토마스에서는 외모부터 언듯언듯 류정한의 모습이 스친다.
미니미 혹은 아바타의 개념이 아니라 선배의 장점을 받아서 재창조한 느낌이랄까?
노래 부를 때 생소리를 내는 걸 다듬는다면 앞으로가 무척 기대되는 배우다.
감정과 표정도 참 좋았다.
하지만 이날 가장 의외의 인물은 정동화 앨빈이다.
지금껏 나는 이창용이 앨빈의 정석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런 내 생각을 정동화가 바꿔놨다.
전작 <스프링 어웨이크닝>를 보면서도 그의 연기에 별로 감흥이 없었는데
SOML에서 정동화가 표현한 앨빈은 감동적이었고 따뜻했다.
자칫 잘못하면 이석준 앨빈처럼 과장이 심한 찌질한 어른아이가 될수도 있는데
(이창용은 바르고 성실한 순수청년 이미지에 가깝다)
정동화 앨빈은 과장스럽지도 그렇다고 철없지도 않았다.
그래, 딱 유령같았다고 해두자.
공포감을 뺀 유령, 일종의 수호천사 같았다.
(정말 천사 클라렌스였을까?)
표정과 행동, 그리고 어투까지 감동적이었다.
진심으로 정동화 앨빈때문에 몇 번 울컥했다.
이번 시즌이 끝나기 전에 꼭 다시 보고 싶다.
이 두 사람의 페어를!



<Story of My Life>
개인적으로 너무나 좋아하고 격하게 아끼는 작품이다.
이 작품을 계속 공연하는 전용극장이 하나 생기면 좋겠다고 생각할만큼 나는 <SOML>이 너무나 좋다.
이번에 관람하면서도 내용을 뻔히 다 알고 있는데 설마 울게 될까? 싶었는데
여지없이 또 눈물이 나더라.
어쩌면 그 눈물은 불같은 질투의 다른 표현이었는지도 모르겠다.
토마스와 앨빈의 우정이 너무나 탐나서 할 수만 있다면 훔치고 싶었다. 
그러나 나는 토마스가 될 수 없다.
그리고 앨빈 또한 될 수 없다.
그러니 이 작품을 보면서 불같은 질투에 휩싸일 수밖에...

토마스와 앨빈처럼
내 머릿속에서 누군가 나타나 챕터 하나하나씩을 뽑아 들면서
내 이야기를, 우리의 이야기를 하나하나 들려주면 좋겠다.

이야기에 이야기에 이야기를...

Posted by Book끄-Book끄